오는 6월말 대대적인 세무서장급 인사가 예정된 가운데 전군표 국세청장이 최근 간부회의 석상에서 꺼낸 말이라고 합니다.
현재 국세청 중간간부들은 전 청장의 이날 발언과 관련 "오는 6월 세무서장 인사를 앞두고 관련 '인사기준'을 제시한 것 아니냐"는 등 갖가지 해석을 하며, 발언의 진의를 파악하는 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모습입니다.
국세청 업무중 하반기에 세무서에서 가장 신경을 써야 할 업무가 종합부동산세라고 한다면, 종부세 업무가 집중돼 있는 곳은 강남·삼성·송파·역삼·서초세무서 등 강남의 요지에 있는 세무서들입니다.
이들 세무서의 세무서장은 아시다시피 지금까지 30년 넘게 국세청에 재직하면서 고생을 했지만, 결국 승진을 하지 못했던 고참 서기관들에게 '예우'차원에서 임명되는 것이 보통이었습니다.
지금까지 고생을 많이 했으니 그 곳에서 자리를 잡아 세무사 개업을 하든지 뒷일을 도모하라는 의미로 임명되는 것이 오랜 관행이었던 것입니다.
이 때문에 국세청 본청 또는 서울지방국세청의 고참 과장들 사이에서는 강남지역 몇 개 세무서가 공직생활의 마지막을 장식할 곳으로 무척 선호되어 온게 국세청의 모습입니다.
현재 서울지방국세청만 하더라도 내년 명예퇴직이 예정(50년생)된 과장들은 ▲김홍규 징세과장 ▲강정무 법인세과장 ▲조춘연 조사1국 2과장 ▲문명두 조사3국 2과장 ▲김종숙 조사4국 1과장 ▲신동복 조사4국 3과장 ▲김영환 국제조사1과장 등 7명이나 됩니다.
이들 7명은 앞으로 남은 1년여의 공직생활을 정리하기 위해 일제히 세무서장으로 보내줄 것을 강력히 원하고 있다는 소문입니다.
지금까지의 인사관행을 보면 이들은 6월말까지 명예퇴직으로 그리고 다른 세무서장으로 자리를 옮겨 비워질 서울시내 세무서 중에 자신들이 원하는 세무서로, 조정을 거쳐 보내져야 합니다.
"서장 보임 1년이면 자리를 옮긴다"는 기준을 놓고 예상하면 현재 포진돼 있는 강남지역의 상당수 세무서장들이 자리를 옮기거나 명예퇴직을 할 것으로 보이는 현 상황에서 이들은 어렵지 않게 자신들이 원하는 세무서로 모두 자리를 옮길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전 청장의 이날 발언이 다가올 세무서장 인사의 기준으로 작용된다면 상황은 낙관할 수 없게 됩니다. 명예퇴직을 1년 앞둔 이들이 '현안업무'가 많은 곳으로 보내질 수 없기 때문이지요. 강남의 요지 세무서는 젊고 일을 열심히 할 사람이 배치돼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와 관련 국세청 사람들은 "전 청장의 이번 인사기준을 모든 간부들에게 일률적으로 적용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세무서장을 원하는 간부들의 면면을 볼 때 어디에 갖다놔도 어설프게 일을 할 사람들은 없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어쨌거나 서울시내 세무서장만 해도 많게는 10명이 넘게 명예퇴직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전 청장이 어떤 결심을 할지 벌써부터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