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취임 3년만에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가진 시중은행장들과의 첫 만남을 가진 윤증현 금융감독위원장은 "항상 훌륭한 심판은 휘슬을 자주 불지 않는다는 말을 새기고 있다"며 "가능한한 시장의 자율성에 맡겨야 한다고 생각하며 금융기관의 자율성을 존중한다"고 입을 열었다.
윤 위원장이 이날 가장 강하게 지적한 부분은 은행간의 과당경쟁이다.
그는 "은행간의 외형경쟁이 개별은행의 입장에서도 수익성이나 건전성의 저해요소가 될 수 있고, 시장전체의 변동성과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경고를 보냈다. 특히 "내실 있는 경영을 해달라"고 강조했다.
중소기업 대출과 관련해서는 리스크 관리 강화를 지적했다.
국민경제적으로 설비투자로 이어지는 중기대출을 근본적으로 금감위가 줄이라는 입장은 아니지만 과당경쟁에 따른 리스크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최근의 업종별 중기대출동향을 분석해 철저한 신용평가를 하고, 개인사업자 대출에 대해서는 특히 신경을 써달라고 요구했다.
금감위원장의 경고에 은행장들도 가만히 있지는 않았다.
은행장들은 은행 수수료 문제와 관련해 중복규제 문제를 금감위가 적극 나서 해결해줄 것을 요청했으며, 산업은행 및 지방은행 등은 내년부터 적용되는 신BIS제도에 대해 지방은행과 특수은행의 경우 특수성을 고려해 신축적인 적용을 요구했다.
이에 윤위원장은 은행 수수료 문제는 금감위와 공정위간에 테스크포스가 이미 구성돼 있기 때문에 공정위와 잘 협의해 보겠다고 답했다.
이날 회의는 당초 9시경에 마무리될 전망이었으나 보충토론이 벌어져 10시에 마무리 됐다.
회의 직후 기자회견을 가진 권혁세 금감위 감독정책1국장은 "당초 생각보다 시간이 경과된 것처럼 경영 애로사항도 건의하고 상당히 격의 없는 얘기가 많이 오갔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은행권의 이슈가 되고 있는 스톡옵션문제, 자본시장통합법과 관련한 소액지급결제문제 등은 논의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