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검 외사부(부장검사 변광호)는 16일 밀수품 반입을 도운 혐의(관세법 위반 등)로 부산세관 감시국 소속 공무원 손모(55)씨와 부산항 부두관리공사 소속 청원경찰 성모(51), 이모(43)씨 등 청원경찰 3명, 밀수업자 장모(53)씨 등 모두 6명을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또 청원경찰 성씨와 함께 밀수차량이 부두를 빠져나가도록 도와 준 또 다른 청원경찰 박모(48)씨와 장물업자 빈모(56)씨 등 5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이와 함께 검찰은 이들이 밀수하려한 러시아산 냉동명란 4t(시가 2억원상당)을 압수했다.
검찰에 따르면 세관 감시반장인 손씨는 지난달 15일 오전 4시40분께 부산 감천항에서 밀수범 장씨 등이 러시아산 냉동명란 1.1t을 차량에 실어 정문을 통과하려다 세관 감시카메라에 적발돼 감시반 출동명령이 떨어졌는데도 일부러 출동하지 않고 묵인하는 등 직무를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청원경찰 성씨 등은 이날 세관 직원이 출동해 정문 앞에서 밀수범의 차량을 단속하려고 하자 세관 직원을 밀치고 정문을 열어주는 등 밀수 차량을 도망가게 하고 차량출입기록부에 차량번호를 기재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조사 결과 이들은 밀수를 도와주는 대가로 밀수업자인 장씨로부터 판매금의 일부를 분배받기로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세관 공무원 손씨, 부산항 초소관리업무를 맡은 부산항 부두관리공사 청원경찰이 밀수범과 내통하는 바람에 거액을 들여 구축한 부산감천항 감시종합정보시스템이 실효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부산세관은 2004년 30억원의 예산을 들여 총 42대의 고성능 CC TV를 통해 부산감천항을 영상으로 감시하면서 상황발생시 영상반의 지시에 따라 기동단속반이 출동하는 감시종합정보시스템을 구축했다.
부산지검 관계자는 "이번 적발 사례로 볼 때 세관종합상황실 근무 직원과 밀수범들이 내통할 경우 많은 예산을 들여 구축한 감시시스템이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며 "수사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세관에 통보해 자체 방지대책을 마련하도록 요청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