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 수익기반이 탄탄하지 않은 문화·예술계에 '대형·고정 물주'나 다름없는 기업고객을 제도적으로 유치해 주는 것과 마찬가지인 셈.
정부는 이 제도 도입을 통해 문화·예술계에 총 7000억원 규모의 지원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다만 이 같은 수치는 어디까지나 '추정치'에 불과하다. 제도적인 유인책을 깔아놓았을지언정 상황은 제도의 수요자인 기업의 '선택'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모든 제도가 그렇듯이)다시 말해 기업이 제도를 선택해 활용하지 않는다면 아무리 좋은 제도라도 소용이 없다는 것이다.
조금은 다른 성격의 이야기일 수 있겠지만 황혼기에 접어든 참여정부는 유독 기업 접대비와 관련한 제도개선에 신경을 쓴 정권으로 기억될 것 같다. 2004년 도입된 접대비 실명제, 그리고 문화접대비 제도까지.
표면적으로는 이 두 제도는 (무분별한 기업의 접대비 사용에 대한)'규제'와 '완화'라는 상반된 성격을 띄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한 꺼풀만 벗겨보면 '초록은 동색'이라는 말이 딱 맞을것 같다. 국내 기업들의 보편적 접대문화나 다름없는 '술접대'와 '골프접대' 관행을 뜯어 고쳐보겠다는 배경이 저변에 짙게 깔려 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