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경제성장률에 대해 "(대권주자들이) 경제 성장률 공약은 가급적 하지 않았으면 좋겠고 하더라고 가급적이면 빨리 잊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지난 16일 매일경제·MBN과의 특별 대담을 통해 경제성장률 문제에 대해 "성장률 공약을 하면 자연히 목표를 높게 잡게 되고 그 공약에 매달리다 보면 결국 무리한 경제정책을 쓰게 된다"며 이 같이 말했다고 청와대가 21일 밝혔다.
노 대통령은 또 "제 스스로도 지난번에 무리한 성장률 공약을 해서 지금 말하자면 난처한 입장이 됐다"며 "정권 초기부터 성장률 공약이 잘못됐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성장률에 매달리지 않고 정책을 수행해 와 부작용은 남기지 않았지만 어떻든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우리 한국의 경제 '성장률이 많이 낮은 것이냐'도 다시 한 번 살펴봐야 한다"며 "우리 성장률은 낮은 것이 아니다. 이런 관점(성장률에 매달리는 정책 부작용 부분)에서 생각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노 대통령은 "어느 정부의 성장률이 높은 것이 경제정책을 잘했다는 증거가 될 수 있느냐"며 "경제성장률 높았던 정부는 노태우 정부, 김영삼 정부였지만 그러나 그것이 뒤에 보니 과잉 투자돼 외환위기를 감당할 수 없는 그런 경제의 약점을 만들어 냈다"고 지적했다.
□ "법률·회계 등 고급서비스산업 첨단으로 가야 일류 경제"= 이와 함께 노 대통령은 경제 활성화를 위해 "고학력 인력이 금융·법률·회계 서비스 등 같은 기업 지원 서비스 쪽에 자리가 많아져야 한다"며 "경제 돌파구라는 측면에서 검토해보니 제조업으로는 소득 3만, 4만 달러 가는데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세계 최고 수준의 경제를 운영하는 사람들은 금융이 맨 선두에 서고 그 다음이 기업 지원 서비스라고 하는 서비스, 지식 기반 서비스가 그 다음에 서고 여러가지 고급 서비스 산업들이 첨단으로 가야 비로소 일류 경제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그래서 우리가 그쪽에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금융산업 육성에 대해 "금융산업 육성은 참여정부 핵심 전략 중 하나"라며 "정부는 '동북아 금융허브 전략'이라는 그런 정책을 내세우고 거기에 위원회까지 만들어 꾸준히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그러나 "이 정책이 당장 가시적인 변화와 효과를 가져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국민의 주목을 받지는 못했지만 실제로 많은 변화가 있었다"며 "우선 관치경제의 악습을 완전히 끊어냈고 금융 자율성을 확립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노 대통령은 "정부가 제도를 바꾼다고 해도 금융산업이 바뀌는 것이 아니라 금융산업을 운용하는 사람들의 사고방식과 영업 형태가 달라져야 금융산업이 바뀐다"며 "많이 달라지긴 했지만 아직까지 좀 더 달라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 "한미 FTA는 한중 FTA에 앞서 구조조정 역할"= 노 대통령은 FTA에 대해 "이제 중국과의 FTA도 불가피한 것 같다"며 "사실 중국과 FTA를 하면 우리 농업에 대대적인 구조조정과 대책이 필요하다. 그러나 지금 상태로는 힘들어 미국과 FTA를 통해 단단하게 해놓고 그 다음에 중국과 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 " 그래서 지금 이 시기에 우리가 모른 척 하고 안 할 수도 있지만 세상의 변화를 따라잡고 한발이라도 먼저 가자면 결국해야 하는 일이라 한미 FTA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노 대통령은 국민연금법에 대해 "국민연금법이 지연되는 만큼 연간 16조의 손해가 발생한다"며 "(야당에서) 별다른 이의도 없이 계속 지연하고 있는데 시간이 걸리겠지만 잘 통과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