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산증여·제3자 이용한 증여도 절세효과 없어
국세청, "떳떳한 재산 신고가 최선의 절세방법"
증여세를 줄이기 위해 사용하던 기존의 방법들이 국세청의 과세에 좀처럼 맥을 못 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절세비법(?)으로 각광 받아 온 '부담부 증여'와 '분산증여' 등의 방법이 사실상 절세테크로서의 효과는 '별로였다'라는 것.
28일 국세청에 따르면 재산을 증여할 때 관련 보증금이나 담보대출 등 채무를 포함해 증여하는 '부담부 증여'의 경우, 채무 상당액의 증여세를 내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를 잘못 이용하면 국세청의 세무조사와 자금출처조사 등을 통해 더욱 무거운 세금을 내야 한다.
아울러 한 사람에게 증여할 것을 두 사람에게 나눠준 후 다시 증여하는 '분산증여'의 경우, 국세청에서는 증여세를 부당하게 감소시켰기 때문에 그 경제적 실질에 따라 하나의 거래로 보고 높은 증여세율과 가산세까지 추가 부담토록 하고 있다.
이렇게 그동안의 증여세 절세방안이 효과를 보지 못하는 이유는 지난 2004년 이후 도입된 완전포괄주의 때문.
국세청은 이와 관련해 "부담부 증여와 분산증여 등의 방법은 2004년 완전포괄주의가 도입된 이후로는 올바른 절세방법이 될 수 없다"며 "모든 유형의 세부담 없는 부의 이전은 엄격히 검증되고 결국 과세가 되기 때문에 정당하게 재산을 물려주고 떳떳하게 신고하는 것이 최선의 절세"라고 설명했다.
□ "부담부 증여도 더 이상 稅테크가 아니다"=아버지로부터 시가 5억원짜리 주택을 증여받은 A씨가 담보대출금 2억원을 뺀 3억원에 대해서만 세금을 내고, 아버지가 대출금과 이자를 딸 대신 갚아주면 2억원에 대해서는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될까?
이 경우 정상적으로 5억원에 대한 증여세를 내는 것보다도 더 많은 세금을 부담해야 한다. 부담부 증여를 통해 세금을 줄이려다가 오히려 가산세의 철퇴를 맞게 되는 것.
국세청에서는 부채가 있는 부동산을 증여할 때 공제된 모든 부채의 원리금 상환내역을 전산시스템으로 관리하고 있는데, 만일 상환내역 파악 결과 부채상환금액이 본인의 경제적 능력에 비해 과도하고 소명 등을 통해서도 본인 스스로 변제한 것이 아닌 것으로 확인되면 자금출처조사를 받게 된다.
특히 미성년자의 부채상환자금에 대해서는 자금출처를 더욱 정밀하게 확인해 증여세 탈루여부를 철저히 검증하므로 부모가 대신 갚아주는 방법으로 증여세를 회피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게 국세청의 설명.
결국 A씨의 경우 1년 후 아버지가 대신 부채를 갚아준 것이 확인되면 추가로 납부해야 할 세액은 5152만8000원으로, 5억원 전부를 당초 증여재산으로 신고·납부했을 때보다 1552만8000원의 가산세를 더 부담해야 한다.
아울러 당초 부담부 증여 2억원에 대한 아버지의 양도세를 별도로 신고·납부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부담부 증여의 효과는 크지 않으면서 향후 '부채상환자금에 대한 소명'등을 해야한다는 부담을 져야한다고 국세청은 덧붙였다.
최근 국세청은 자력상환능력이 부족하다고 인정되는 4006명에 대해 집중 점검대상자로 선정하고, 부정한 방법의 세탈루 혐의가 확인될 경우에는 세금 추징뿐만 아니라 세무조사 등 강도 높은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 "제3자의 경제력을 이용하면 증여세를 줄일 수 있다?"=배우자의 담보자산을 활용해 부동산을 취득한 B씨는 증여세를 부담하지 않아도 될까? 또한 소득이 없는 C씨가 부모로부터 분양대금을 빌려 아파트를 취득한 후 그 원금과 이자를 부모에게 상환한 것처럼 기록을 남겨놓으면 자금출처조사를 피할 수 있을까?
우선 배우자의 자산을 대출에 활용하는 것은 특수관계자간 용역의 무상제공행위에 해당하므로 증여세 과세대상에 해당된다는 것이 국세청의 설명.
특히 직계존비속간 금전거래의 경우에는 정기예금이자액(현재 9% 정도)을 증여받은 것으로 보고 증여세가 과세되며, 사적인 차용증, 계약서 등만을 가지고는 거래사실의 진실성을 인정받기 어렵기 때문에 그 전체금액에 대해 증여세가 과세될 수도 있다.
아울러 이러한 방법으로 취득자금출처를 인정받았다고 해도 자금출처로 인정된 부채는 전산 관리돼 부채상환시 자력변제여부를 또다시 검증받기 때문에 일시적인 회피수단만 될 뿐, 가산세까지 포함한 증여세까지 납부해야 하는 부담이 생긴다고 국세청은 덧붙였다.
□ "'분산증여'로 증여세를 내지 않을 수 있다?"=D씨는 소득이 없는 아들에게 한꺼번에 6억원을 증여하지 않고 아들과 며느리에게 먼저 각각 3억원씩을 준 다음, 며느리가 다시 남편에게 3억원을 증여한다면 세금을 내지 않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배우자간 증여가 3억원까지 공제된다는 점을 이용하면 충분히 가능해 보이는 계산이다.
그러나 부모가 아들에게 직접 증여하지 않고 며느리를 통해 우회증여를 하는 것은 제3자를 통한 간접적인 방법이나 2이상의 거래를 거치는 방법에 의해 증여세를 부당하게 감소시켰기 때문에 그 경제적 실질에 따라 하나의 거래로 보고 높은 증여세율이 적용되며, 추가로 가산세도 부담해야 한다.
또한 향후 10년 이내에 며느리가 남편에게 다시 증여할 경우에는 배우자간 증여시 공제되는 3억원을 다시 공제받지 못하기 때문에 절세효과가 크지 않다는 게 국세청의 설명이다.
즉 D씨의 경우 부모가 아들에게 직접 6억원 전액을 증여하는 경우에는 1억원의 증여세를 내야 하지만, 며느리를 통한 우회증여를 경제적 실질에 따라 결정하는 증여세 1억700만원과 가산세를 추가로 내야 한다.
결국 증여세 절세방안으로 그동안 애용(?)되어온 이들 주요 절세방법들도 2004년 완전포괄주의가 도입된 이후 별다른 효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는게 국세청의 설명. 국세청은 "정당하게 재산을 물려주고 떳떳하게 신고하는 것이 최선의 절세방법"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