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공 "실수로 감면대상서 누락..못내"
광주시가 주택공사에 지방세 감면 조항을 잘못 해석해 지방세를 내지 않았다며 거액을 과세해 논란이 일고 있다.
더욱이 이 과세가 최종 인정될 경우 주공은 수도권 등 전국의 택지 개발과 관련, 수천억 원대의 세금을 물어야 할 처지에 몰릴 가능성도 있어 큰 파장이 예상된다.
광주시는 11일 "주공 전남지역본부가 97년 이후 시행한 북구 동림 제2택지지구와 남구 진월지구, 효천지구 등 3곳의 택지 개발에 따른 부동산 취득세 및 등록세 등으로 지난 3월 46억여 원을 과세했다"고 밝혔다.
과세액은 대상 택지 60만 1천여㎡에 대한 과세 표준액에 취득가액(687억원)을 기준으로 한 취득세와 등록세, 지방교육세 등과 가산세 등이 더해져 산정됐다고 광주시는 설명했다.
광주시는 이번 과세와 관련, 지난 97년 지방세법 감면조항에서 '대지의 조성 및 공급' 조항이 제외된 만큼 당연히 과세 대상이라는 주장이다.
현 지방세법 시행령은 감면 대상 사업으로 주택공사법 3조(업무) 1항 1,3,5,6,8호만을 규정하고 있는데 이번 과세 논란은 이들 조항 중 97년 주택공사법이 개정되면서 5호인 '대지 조성과 공급'이 4호로 바뀌면서 지방세 감면 대상에서 아예 빠진 것이 발단이 됐다.
광주시는 감면 조항의 일몰제(한시법)가 적용돼 해당 기간이 지나면 저절로 효력이 상실되는 만큼 관련 조항이 신설되지 않으면 당연히 과세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또 주공 설립 목적이 주택건설과 공급, 불량주택 개량에 있는 만큼 지자체나 국가 위탁이 아닌 제3자(민간)에게서 이익을 챙기며 대지를 공급하는 것까지 세금 감면 대상에 포함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시 관계자는 "조세법규는 법문(法文)대로 해석해야 하고 명백한 특혜규정이라고 할 수 있는 감면규정을 확대 해석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밝혔다.
반면 주공 측은 애초 주택공사법 3조(업무) 1항이 개정되면서 실수로 5호가 4호로 내용 변경 없이 바뀌기만 했기 때문에 입법상 단수 실수에 불과하다는 주장이다.
또 토지공사의 경우 택지개발 등 공공사업 모두가 감면대상인 점을 감안하면 형평성에도 어긋난다며 단순 입법실수라는 법제처의 유권해석도 받았다고 강조했다.
주공 전남지역본부 관계자는 "광주시에 제기한 과세 전 적부심사요청이 부결됨에 따라 일단 해당 금액을 납부한 뒤 감사원에 부당과세 심사 요구를 해놓은 상태다"고 밝혔다.
한편 주공이 외환위기 이후 수조 원대의 수도권 택지개발에 나선 만큼 이번 과세가 인정될 경우 전국 각 지자체의 예상 과세액은 3천억 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