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노선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11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외환위기 이후 10년: 전개과정과 과제'를 주제로 열린 한국경제학회 학술세미나에서 산업별 성장회계분석과 투입요소별 전망을 종합해 2005년부터 향후 10년간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을 전망한 결과 현재의 추세를 유지한다면 4.73% 내외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곽 교수는 그러나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의 상승을 가져올 수 있는 혁신적인 제도적 개선이 성공적이고 지속적으로 수행될 것이라는 낙관적 시나리오 하에서는 2005년부터 향후 10년간 5.85%의 잠재성장률이 달성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총요소생산성이란 노동 생산성 뿐만 아니라 근로자의 업무능력, 자본투자금액, 기술 등을 복합적으로 반영한 생산 효율성 수치다.
그는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과거 고도성장 추세보다 크게 하락하게 된 요인은 노동투입 증가율의 둔화와 설비투자 둔화로 인한 자본투입 증가율의 둔화,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의 둔화 때문"이라면서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의 추세가 이전의 증가율을 회복한다면 5∼6%의 잠재성장률이 가능할 수도 있으나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제도적, 구조적 혁신이 지속적이고 성공적으로 수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잠재성장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노동투입 둔화를 완화할 수 있게 노동시장의 효율성을 높이고 유연성을 늘리는 게 필요하며, 설비투자를 비롯한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투자환경을 개선해야 하고, 총요소생산성을 늘리기 위해서도 경쟁적인 시장원리가 원활히 작동될 수 있도록 제도개선 노력을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곽 교수는 특히 서비스산업의 확대와 함께 서비스산업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데, 차세대 성장동력이 될 수 있는 지식기반 서비스업의 확대노력과 더불어 전통적인 서비스업 구조조정을 통해 생산성 높이기가 광범위하게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곽 교수는 "외환위기 이전과 이후 우리 경제의 성장추세를 분석한 결과 외환위기 이전 우리 경제는 6∼7%의 장기 성장추세를 보여주다가 2000년 이후에는 4% 중반의 성장률을 나타내 성장추세의 하락을 확연히 드러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나라와 호주, 미국, 일본 등 27개 선진국을 대상으로 1950년부터 2004년까지 각 나라의 일인당 국민소득이 1만달러를 초과할 때, 1만5천달러를 초과할 때, 2만달러를 초과할 때 각각 성장률이 변화하는 경향이 있는 지 추정한 결과 소득수준이 증가할수록 경제성장률이 하락하는 현상이 나타났다면서, 외환위기 이후 경제성장률 둔화는 소득 수준의 향상에 따른 것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