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증권거래법과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외감법)에서 부실한 회계감사에 관련된 공인회계사의 손해배상책임을 연대책임과 피고입증책임으로 규정한 것은 회계산업의 발전을 저해하는 과잉규제이기 때문에 개선이 시급하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재정경제부 역시 공인회계사의 손해배상책임과 입증책임의 일부 전환을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으며, 회계투명성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규제를 완화할 뜻이 있음을 비춰 주목된다.
서태식 공인회계사회 회장은 12일 제53차 회계사회 정기총회에서 "우리나라에는 공인회계사에 대한 과잉기대가 있기 때문에 기대차이가 발생하고, 여러 가지 과잉규제가 마련됐다"며 "시급히 개선할 대표적인 과잉규제는 손해배상책임과 관련된 제도"라고 밝혔다.
서 회장은 이어 "증권거래법과 외감법은 공인회계사의 손해배상책임을 연대책임과 피고입증책임으로 규정하고 있다"며 "손해를 끼친 만큼 책임지는 비례책임으로, 또 입증능력이 있는 원고는 스스로 손해를 입증하는 원고입증책임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외부감사를 수행한 공인회계사가 회사의 경영진과 공동경영을 하거나 회계분식을 공모한 것도 아닌데, 외부감사를 수행했다는 사실만 가지고 회사의 회계분식에 대해 경영진과 연대책임을 지게 하는 것은 잘못이다"라는게 서 회장의 주장.
서 회장은 또 "금융기관이나 전문적 소송대리인들은 회사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 판단하는 전문적 능력과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며 "오히려 감사인보다 뛰어난 입증능력을 갖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에 따라 서 회장은 "공인회계사가 회계전문가라는 이유만 가지고, 입증책임을 지도록 한 것은 상식에 어긋나는 것"이라며 "그래서 고쳐달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사회적 이해가 부족해 참으로 아쉽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기총회에 참석한 재정경제부 김석동 제1차관은 "외부감사인의 손해배상책임 및 입증책임과 관련해 일부 전환을 논의하고 있다"며 "비례책임 등은 여건변화 등을 봐서 검토하겠지만, 회계투명성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규제를 완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