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감사인의 부실한 회계감사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연대책임과 피고입증책임으로 규정하는 것은 과잉규제라는 회계업계의 주장에 대해, 재정경제부는 외부감사인의 책임을 완화하는 법 개정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김석동 재경부 제1차관은 12일 제53차 회계사회 정기총회에서 "현재 국회에서는 외부감사인의 손해배상책임과 관련해 입증책임을 일부 전환하는 내용의 법안을 논의하고 있다"며 "비례책임제도의 도입 문제는 관련법령과의 조화와 제반여건 변화를 감안하면서 계속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회계사회 회원들을 대상으로 한 김 차관의 발언이 외부감사인의 손해배상책임을 완화해주는 쪽으로 흘러가는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낳았지만, 재경부에서는 하루만에 이러한 내용의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외감법)' 개정에 대해 한발 물러섰다.
13일 재경부 관계자는 "외부감사인의 책임을 완화한다는 내용은 지난해 의원입법으로 발의된 외감법을 국회에서 논의하고 있다"며 "재경부는 외감법 개정에 대해 원칙적으로 반대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외부감사인의 손해배상책임은 현행법(민법, 상법, 외감법, 증권거래법 등)에서도 연대책임으로 돼 있고 피고(투자자) 보호법칙이 적용되고 있다"며 "외부감사인에 대한 규제완화를 위해 외감법만을 바꾸면 다른 법과의 형평성 측면에서 혼란이 야기될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감사에 대한 책임자이자 전문가인 외부감사인이 입증책임을 지는 것이 당연하며, 전문성이 있는 투자자에게 입증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설명이다.
현재 국회에는 감사인과 회사의 이사·감사는 고의에 의한 경우가 아니면 법원이 정하는 귀책비율에 따라 배상책임을 부담하고, 집단소송 대표당사자 등에 대해서는 원고가 입증책임을 지도록 한다는 내용의 외감법 개정안(이종구 한나라당 의원 대표발의)이 계류돼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