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들이 출장부 가짜로 꾸며 47억원 '꿀꺽'

성북구청, 퇴직예정자도 개인당 500만원씩 총 1억8천만원 부당 수령

초과근무 수당으로 논란을 빚었던 성북구청이 이번엔 가짜 출장신청서를 꾸며 47억원의 혈세를 부당하게 수령해 간 것으로 밝혀졌다.

13일 국가청렴위에 따르면 성북구는 지난 3년여간 출장을 가지 않은 직원들까지 출장부에 출장을 간 것처럼 허위로 기재한 뒤 출장비 명목으로 47억원가량을 직원들에게 지급했다. 또 퇴직예정자시찰지원제도를 악용해 퇴직예정자 36명이 연수를 가지 않았음에

도 이들에게 해외연수비 명목으로 개인당 500만원씩 총 1억8000만원을 지급한 사실도 드러났다.

청렴위 조사에 따르면 성북구청 과장 26명은 지난 2005년 1월부터 2007년 5월까지 매월 12회씩 출장을 다녀온 것처럼 꾸며 개인별 192만원에서 많게는 528만원까지 모두 약 1억원의 출장비를 부당 수령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6급 이하 직원들도 실제 출장과 무관하게 매월 24만원(관내출장비 1일, 2만원×12회=24만원)씩 정액으로 지급 받아 2005년 1월부터 2007년 5월까지 모두 46억여원의 출장비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2007년 5월30일에는 성북구청 일부직원들이 청렴위로부터 조사를 받고 있는 와중에도 출장을 간 것처럼 허위로 출장신청서를 작성했다가 청렴위에 의해 현장에서 발각되는가 하면, 근거없이 매월 출장비를 정액으로 지급받은 사실이 드러나자, 해당 공무원들은 뒤늦게 출장신청서를 소급해 만들어 놓는 등 근무기강이 매우 허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성북구청은 공로연수자(퇴직예정자)들에게 해외연수비를 부당하게 지원한 것으로 청렴위 조사에 의해 적발됐다.

청렴위는 2005년부터 2006년까지 성북구청의 공로연수 신청자 58명을 조사한 결과, 해외연수 계획을 신청해 각각 500만원의 연수비를 지급받고도 실제 36명이 해외연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예산 1억8000만원이 부당하게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청렴위는 부당하게 지급받은 출장비에 대해 "환수조치 및 징계 등 엄정한 처분을 요구하는 한편 문제점이 드러난 공로연수자의 해외연수비 지원제도에 대해서도 제도개선을 요구할 방침"이라며 "향후 지방자치단체 등을 대상으로 행동강령 운영실태 조사·점검을 강화하고, 위반자에 대한 엄정한 처벌을 통하여 유사 사례가 재발되지 않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