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주택과열지구 해제 요구-지방건설사들 '폭발'

지방주택시장의 침체로 ㈜신일, 한승건설 등 중견건설업체들이 줄줄이 부도사태를 맞으면서 지방을 기반으로 하는 중·소형건설업계의 불만이 폭발하고 있다.

특히 정부의 부동산 강화정책인 '지방주택시장에 대한 주택과열지구 지정'이 중·소형 건설업체를 부도로 몰고 간 범인으로 몰리며 지방주택과열지구 해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실정.

14일 부동산써브에 따르면 부산광역시 전역이 투기과열지구로 지정(2003.11.18)되기 전인 2002년 1936세대에 머물던 미분양세대가 5년 뒤인 2007년 3월 8548세대로 무려 342%나 증가했다.

광주광역시는 이보다 사정이 더 나쁜 상태로 동기 868세대에서 5905세대로 580%나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면 계약 후 1년 간 전매가 규제되고 청약1순위 자격 제한 등의 규제가 적용된다.

부동산써브 관계자는 "지방은 수도권과 달리 청약자들의 수용력이 작고, 투자수요보다는 실수요들로 분양시장이 움직이고 있다"며 "한번 분양률이 떨어지고 적체현상이 발생되기 시작하면 분양권시장의 입주지연으로 이어지면서 전반적인 침체나 파급효과가 상당히 오래가게 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최근 주택시장의 양극화나 다주택자의 세금폭탄, 분양가상한제 등이 더해지면서 신규주택수요를 막게 돼 지방시장 침체로 이어지고 있다"며 "지방주택시장의 경착률을 막고 최소한의 퇴로를 열어준다는 점에서 투기과열지구 해제를 서둘러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한 건설회사 관계자는 "메이저 건설사들이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판을 꾸리고 있어 중·소형 건설회사들은 자연스럽게 지방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며 "그러나 지방주택과열지구 지정 등으로 주택이 필요한 소비자들 역시 분양을 꺼려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물론 중·소형 업체들의 욕심이 과한 부분도 인정하지만 정부가 서울 등 수도권을 기준으로 시행 중인 부동산 정책을 지방에 무분별하게 적용하는 것도 큰 문제"라며 "지자체 별 특성을 고려해 적절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지방주택과열지구 해제되면 부산 가장 큰 특혜= 그렇다면 지방주택과열지구가 해제될 경우 가장 큰 혜택을 보는 지역은 어디일까.

부동산써브에 따르면 지방 투기과열지구 분양예정 물량을 조사한 결과, 투기과열지구가 해제되면 가장 큰 혜택을 보는 지역은 부산광역시로 드러났다.

부산의 경우 연말까지 신규사업장만 총 42개 사업장 2만7935세대가 공급될 예정인데, 현재 미분양물량인 8548가구까지 합치면, 약3만6000가구가 투기과열지구의 굴레를 벗게 된다.

이밖에도 ▲대구광역시는 33개 사업장 1만8762세대 ▲광주광역시는 26개 사업장 1만2527세대 ▲대전광역시는 12개 사업장 1만2498세대 ▲울산광역시는 25개 사업장 1만6106세대 ▲충청북도(청주시, 청원군)는 18개 사업장 1만2216세대 ▲충청남도(아산시, 천안시, 공주시, 연기군, 계룡시)는 29개 사업장 2만1272세대 ▲경상남도(창원시, 양산시)는 14개 사업장 1만2016세대가 투기과열지구 해제 예정지로 집중 수혜지가 될 전망이다.

즉 지방 투기과열지구 해제로 숨통이 트이는 사업장만 전국에 13만3332세대로 집계되고 있고 정부는 이미 지난달부터 지방의 투기과열지구에 대한 현지조사를 마친 상태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