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시중은행들의 1.4분기 예대율이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은행간 경쟁으로 대출은 크게 늘어나는 가운데 예금은 CMA 및 펀드 등으로 빠져나가면서 생긴 현상이다.
이에 따라 조달이 막힌 은행들이 은행채 및 양도성예금증서(CD)로 몰려들면서 또 다른 쏠림 현상이 나타나 논란이 되고 있다.
17일 금융감독당국과 은행업계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의 1분기 예대율이 분기로는 사상 최고 수준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대율은 원화대출금 평균잔액을 원화예수금과 CD 평균잔액으로 나눈 개념으로 은행의 내부 자금 사정을 나타내는 지표다.
국내 최대은행인 국민은행[060000]의 1분기 예대율은 100.2%로 2001년 국민은행과 주택은행간 통합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국민은행의 예대율은 2005년 97.9%, 2006년 97.8% 등 비교적 높은 수준에 머물다가 올 들어 처음으로 100%을 돌파했다.
경제학 서적들은 은행이 예금의 지불 요구에 응하기 위해 지급준비가 필요하므로 예대율은 80% 정도 선에서 억제하는 것이 건전하다고 규정하고 있다.
우리은행의 1분기 예대율도 105.6%로 우리은행 창립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우리은행의 예대율은 2005년에는 97.2%였으나 2006년 105.5%로 100선을 돌파한 이후 더욱 높아지는 추세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자산성장률이 30%에 달하는 등 시중은행 중 가장 적극적으로 영업에 나선 바 있다.
신한은행의 1분기 예대율도 104.0%로 지난해말의 105.1%에 비해 다소 낮아졌지만 역시 역대최고 수준에 근접해 있다.
하나은행의 1분기 예대율도 91.6%로 매우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금융가는 시중은행들의 예대율이 사상최대 수준까지 치솟은 원인을 우선 예금조달부문에서 찾고 있다.
적금은 적립식펀드로, 수시입출금예금은 CMA로, 정기예금은 펀드로 이동하는 상황에서 특판을 해도 자금이 예전같이 몰리지 않는다.
은행간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지면서 대출 증가세는 쉽게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자금이 부족한 상황에서 은행들은 CD와 은행채 발행을 늘리고 있지만 금융감독당국은 이같은 쏠림 현상에 대해 탐탁지 않은 시각이다.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월례 금융협의회에서 "시장수급 여건에 민감한 CD와 은행채 비중이 높아지면 은행의 자금관리가 어려워지고 관리비용도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감독당국 관계자는 "운용부문인 대출에서 과열이 생기면서 나타난 증상"이라며 "특정부문으로 과도한 쏠림 현상에 대해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은행산업이 선진화될 수록 조달부문에서 예금이 줄고 은행채 등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진다"며 "자연스러운 현상에 대해 금융당국이 너무 민감한 것 같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