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가세 결손액 1조5천억, "사업자가 떼먹은 세금-관리 철저 필요"
납세자가 돈이 없다고 해서 떼이고, 납세자가 행방이 묘연(杳然)해져 국세청이 거둬들이지 못해 불납결손액으로 처리한 세금의 액수가 지난해 6조5000억원에 육박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징수유예가 결정된 경우, 납세자 재력부족·행방불명 등으로 아직 거둬들이지 못한 세금(미수납액)의 액수도 6조9000억원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19일 국회 재정경제위원회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한 해동안 정부가 징수키로 결정한 151조4475억원(실제 징수액 138조442억원) 중 13조4033억원이 불납결손액 또는 미수납액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불납결손액이란 납세자가 부과 받은 세금을 내지 않아 정부가 받지 않기로 한 세금을 뜻한다. 다만 결손처분 이후에도 납세자의 재산을 찾아내거나 사해행위 등이 발견될 경우 세금을 받아내는 것은 가능하다. 미수납액이란 여러 가지 사유로 인해 아직까지 국고수납이 이뤄지지 않은 세금을 말한다.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불납결손액은 6조4973억원에 달했다. 지난 2003년 6조원대를 돌파한 이래로 지속되어 오던 증가세(2003년 6조5379억원-2004년 6조9534억원-2005년 6조9471억원)가 다소 둔화됐지만 결코 적다고는 할 수 없는 금액.
미수납액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발생한 미수납액은 6조9060억원으로 전년도인 2005년 7조2551억원에 비해 낮아졌지만 2004년을 포함한 그 이전(2004년 미수납액 6조7009억원)에 비해서는 늘어난 수치다.
세목별로는 소득세 1조8086억원(전체의 27.8%), 법인세 6050억원(전체의 9.3%), 부가가치세 1조5360억원(전체의 23.6%) 등 3대 세목에서의 불납결손액 발생율이 높았다. 미수납액도 이들 3개 세목(소득-1조1857억원, 법인-4240억원, 부가-3조1441억원)에서 대부분 발생했다.
불납결손액 발생사유는 대부분 납세자가 재산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전체 불납결손액의 99.6%(6조4735억원)는 납세자가 무재산 상태여서 더 이상 '쥐어짤' 여지가 없었기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납세자의 행방을 알아내지 못해 결손처리한 세금도 76억원이었다.
미수납액 발생사유의 경우도 납세자의 재산부족이 대부분이어서(전체 미수납액의 47.7%-3조2981억원) 장기적 관점에서 볼 때 불납결손처분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납기가 도래하지 않거나 징수유예 처분이 내려져 미수납액으로 처리된 액수도 각각 2조3879억원, 6176억원이었다.
국세청은 결손처분을 한 뒤에도 사후적으로 납세자의 재산을 찾아내 적지 않은 세금을 받아낸 것으로 나타났다. 국세청은 매년 체납처분을 통해 적게는 5000억원에서 많게는 8000억원까지 받아내지 못했던 세금을 받아낸 것으로 집계됐다.
국회 재경위는 이와 관련해 "부가가치세 불납결손액의 경우 부가세가 담세자인 최종소비자가 이미 지급한 세금이라는 점에서 (납세자인)사업자가 세금을 내지 않고 위법하게 가로챈 것이므로 과세질서 확립 차원에서 징수관리를 더욱 철저히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재경위는 이어 "불납결손액의 대부분이 체납자무재산으로 분류되어 있는 것은 납세회피를 위한 재산은닉 가능성도 높다고 볼 수 있다"며 "이 같은 세원들에 대해서는 체납자 재산추적 등 국세청의 철저한 체납징수관리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