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영을 내걸고 미국 이동통신 시장에 힐리오(Helio)라는 브랜드로 진출한 SK텔레콤의 현지 사업 파트너 어스링크(Earthlink)가 구조조정에 익숙한 신임 CEO를 영입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어스링크는 27일 이사회를 열어 통신업체 Mpower Communications의 CEO를 지낸 롤라 허프를 올 1월 타계한 게리 베티의 후임 CEO로 영입했다고 밝혔다.
힐리오 지분의 절반을 갖고 있으면서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던 어스링크는 게리 베티 전 CEO가 작년 11월 지병으로 경영에서 물러나자 마이크 런스포드 부사장을 임시 CEO로 임명했다.
현지에서는 롤라 허프 신임 CEO의 영입 배경에 대해 어스링크가 힐리오와 무선랜(Wi-Fi) 등 신규 사업 투자로 올 1분기에만 3천만달러의 적자를 내는 등 경영상 어려움이 더해지자 변화를 시도하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허프 신임 사장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향후 2~3개월동안 어스링크의 모든 사업 분야를 전면 재검토하겠다며 그때까지는 어떤 결정도 내리지 않겠다고 밝혔다.
AP통신은 허프를 이익이 나지 않는 프로젝트를 정리하는 데 의지가 강한 인물이라고 소개하면서, 어스링크가 무선랜과 비용이 많이 드는 이동통신 조인트 벤처(힐리오)의 미래와 관련된 의문에 직면했을 때 그가 CEO를 맡게 됐다고 설명했다.
어스링크는 이미 2억2천만달러를 힐리오에 투자하기로 결정한 데 이어 추가로 5천만달러를 투자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지만, 현지 언론들과 애널리스트들의 분위기는 상당히 부정적이다.
미국 덴버의 한 애널리스트는 AP 통신과 인터뷰에서 "힐리오, 무선랜 등 신규 사업을 제대로 하든가 아니면 줄(투자)을 끊어야 한다"고 말한 뒤 "허프에게 가장 좋은 건 손실을 잘라내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SK텔레콤의 해외 사업을 책임지고 있는 김신배 사장은 25일 기자간담회에서 "힐리오는 연말이면 턴어라운드할 것"이라며 "유상 증자 등 어스링크의 투자 계획에도 변함이 없다"고 말해 미국 현지 분위기나 애널리스트들의 전망과는 상당히 거리가 먼 견해를 내놓았다.
허프 신임 CEO가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면서 신규 사업 지속 여부에 대해서는 당분간 결정을 내리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힐리오 등 신규 사업에서 손을 떼면 SK텔레콤으로서는 향후 상당한 투자 부담을 안게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