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 성실납세제, "세무대리업계 끄떡없다"-①

"복식부기 필수요건으로 세무사 기장 계속 가능"

거래내역이 자동 노출되는 중소 사업자에게 세제혜택을 주는 성실납세제도가 내년부터 본격 시행된다.

이 제도는 수입금액이 일정규모 이하인 사업자 중 ERP·POS 등의 시스템에 의해 거래내역이 자동으로 확인되는 개인 및 법인에 적용되며, 각종 세액공제와 세무조사 면제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성실납세제 적용대상은 개인(업종별 수입금액 1억5000만원~6억원 이하)사업자 중 간편장부를 하지 않는 복식부기사업자와 수입금액 5억원 이하의 법인사업자로 한정됐다.

당초 정부가 검토한 법인사업자 적용대상(20~30억원)에 비해 대폭 축소됐으며, 필수요건으로 정했던 '전자장부' 기장은 '복식부기' 기장으로 변경됐다.

세무대리업계에서는 당초 정부안에 대해 업계 영역이 축소된다는 이유로 강한 반대 입장을 밝혀왔지만, 정부가 내놓은 수정안에 대해서는 별다른 반발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성실납세제의 적용대상에 포함되기 위한 기준금액이 낮아지고, 거래내역 확인 시스템 완비조건도 까다로워졌기 때문에 세무대리시장이 좁아지진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 세무사회, "적용대상 대폭 축소, 업계 타격 없을 것"=세무사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세무사회는 성실납세제도의 도입과 관련해 현재의 세무대리 업무에 별다른 지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 2005년 재정경제부가 내놓은 간편납세제도에 비해 적용대상이 대폭 축소되고, 전자장부에 의한 기장을 필수요건으로 했던 규정도 복식부기 기장으로 완화되는 등 '알멩이'가 쏙 빠졌기 때문.

세무사회 관계자는 "성실납세제를 적용받기 위해서는 복식부기에 의한 기장이 필수요건으로 규정됐기 때문에 납세자는 세무사에게 기장을 계속해서 맡기게 된다"며 "이로 인해 세무사 업무에 큰 지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적용대상 법인사업자 기준금액도 당초 20억~30억원 수준일 때는 걱정을 많이 했지만 5억원 수준으로 낮아져 별다른 타격이 없을 것"이라며 "성실 납세자에게 편의를 제공한다는 제도의 취지가 순기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 업계, "제도 도입돼도 아직 큰 영향은 없다"=현재 성실납세제도의 도입을 추진한 정부에서는 적용대상 축소로 인해 업계의 우려를 해소했다고 자부하고 있다.

재경부 관계자는 "업계에서 우려했던 업무영역 축소의 문제는 적용대상을 줄여 해소됐다"며 "앞으로 관련 시행령을 세부적으로 마련하는 과정에서 업계와 납세자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이끌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세무대리업계 역시 내년부터 성실납세제도가 도입되더라도 업계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분위기.

서울 강남에서 세무사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는 한 세무사는 "이번에 내년 도입되는 성실납세제도는 정부가 당초 도입하려했던 기준에 비해 적용대상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에 업계의 충격이 미미하다"며 "세무사들의 업무가 줄어들거나 피해를 받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다른 세무사는 "소규모 기업의 입장에서는 세무사에게 기장을 맡기면 가격도 저렴하고 편리한데 굳이 성실납세제 혜택을 받기 위해 ERP시스템 등을 도입할지도 의문스럽다"며 "현재의 거래처를 기준으로 보면 아직 큰 영향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앞으로 성실납세제 적용대상이 확대될 경우에는 거래처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세무사회를 비롯한 세무사 개인들이 적절한 대비책을 강구하는 일도 필요하다고 이 세무사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