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자영자 유류비 연15만원↓…이미 절반은 면세자-조세일보모바일

정부, 250개 업종 단순경비율 조정 유류비 부담 완화 추진…효과는 의문

11일 재정경제부가 발표한 '2007년 하반기 경제운용방향'에는 서민들의 유류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대책이 대거 포함됐다.

최근 유류가격 상승에 대해 유류세 인하 불가 방침은 그대로 고수하는 대신, 유류비 비중이 높은 자영업자의 세부담을 줄여주고, 정확한 유가정보 제공 및 유통질서 확립을 위한 방안이 마련돼 시장에서의 가격결정 시스템을 개선한다는 게 정부의 방침.

그러나 이러한 방안이 시장에서 즉각적인 효과로 나타나고, 서민들의 근본적인 유류비 부담을 감소시킬지 여부는 좀 더 두고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달부터 적용되고 있는 석유제품에 대한 관세율 인하(할당관세)가 유류가격 인하요구에 대한 '생색내기' 정책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하반기 유류정책 운용방향도 또다시 유류가격을 내릴 수 있는 근본적 대책이 아니라 '겉도는 정책'이 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 유류비 부담을 종소세 감면으로 줄여준다?=정부의 하반기 유류비 부담 완화대책에는 유류비 비중이 높은 업종 및 불황업종을 대상으로 단순경비율을 인상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단순경비율이란 장부를 기장하지 않고 소득금액을 신고할 경우 일정 수입금액(개인서비스업 3600만원, 제조업 4800만원, 도매업 7200만원)규모 미만 사업자에 대해 정부가 정한 일정한 경비율에 의해 소득금액을 계산해 세금을 부과하는 제도로써 경비율이 높을수록 세부담이 적어지게 된다.

정부는 내년 3월 국세청의 '기준경비율 심의회'를 통해 이삿짐센터, 용달서비스업, 폐기물수집처리업 등 250개 업종에 대한 단순경비율을 인상하기로 했다. 이들 업종에 종사하는 자영업자들은 올해 소득분에 대해 내년 5월 종합소득세 신고시 상향조정된 단순경비율을 적용받을 수 있게 된다.

재경부는 이와 관련해 변경되는 단순경비율 적용대상 자영업자 1인당 연간 15만원 가량의 종소세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종소세 면세자가 전체 자영업자의 절반에 이르는 상황에서 실질적인 영세 사업자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유류비 부담 완화방안에는 현재 ℓ당 134원인 등유 특별소비세를 인하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아직 구체적인 인하 폭은 결정되지 않았지만, 등유 특소세 완전 폐지가 아니기 때문에 ℓ당 수십원 정도가 인하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등유 1ℓ당 23원씩 붙고 있는 판매부과금이 내년부터 전면 폐지되는 등 등유에 대한 가격부담을 상당부분 줄여주겠다는 게 정부의 방침이다.

결국 휘발유와 경유를 사용하는 불특정 다수의 국민들은 이번 정부의 대책으로 인한 유류부담의 인하효과가 없으며, 정부가 지정한 업종의 영세자영업자에 대한 종소세 부담이 소폭 완화되고, 등유 사용자에 대한 연료비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 유류가격 시스템을 전면 개선한다?=정부는 유류 소비자의 선택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정확한 유가정보를 제공하고, 정유사와 주유소의 유통질서를 확립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키로 했다.

정부는 정유사의 매출액과 물량을 파악한 실제 판매가격을 조사·발표해 석유제품의 이중가격 논란을 해소하고 가격정보의 신뢰도를 제고하기로 했다. 또한 전국의 주유소 판매가격을 인터넷에 공개해 주유소간 경쟁을 유도함으로써 자발적으로 소비자가격을 인하토록 하겠다는 복안이다.

특히 유사석유의 사용자에 대해 오는 28일부터 최고 30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되는 등 유사석유제품의 유통 근절방안이 강화되며, 석유제품의 품질검사를 확대해 석유 유통질서의 확립과 공정한 경쟁을 촉진하는 방안도 추진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셀프 주유소의 활성화를 유도해 가격경쟁 촉진 및 주유소의 운용비용 절감을 통한 석유 판매가격 인하를 추진하기로 했다. 현재 국내 전체 영업주유소 1만2019개 중 셀프 주유소는 30개(0.3%)에 그치고 있으나, 이를 선진국(미국 90%, 영국 72%, 일본 17%)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이러한 유류 관련 시스템 개선방안의 특징은 정부가 시장의 원리에 따라 유류 가격의 인하 효과가 나올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점. 유류업계의 자발적인 협조가 필수적인 이번 방안에 대해 시장 내에서 유류 가격인하 효과로 나타날 수 있을지 여부는 좀 더 두고 봐야 한다는 시각이다.

[초점]자영자 유류비 연15만원↓…이미 절반은 면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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