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대식 서울국세청장 조찬 간담회 이모저모-
"국세공무원 증원에 대한 對언론 '유감'"
◆‥부하직원들이 정성을 들여 만든 강연자료(2007년 국세행정 운영방향)는 뒷전이었다. 강연 말미, "자세한 사항은 받으신 유인물을 참고해 달라"라는 말로 참석자들에게 강연자료가 있었음을 상기시켜 주는 것으로 끝을 맺었다.
| 서울상공회의소 주최로 12일 오전 열린 오대식 서울지방국세청장의 초청 강연회는 말 그대로 각본 없는, 그러나 질서가 정연한 '프리토킹(Free Talking)'으로 채워졌다. 강연 중간중간 자신이 겪은 일상의 경험과 유머를 섞어 강연의 분위기를 주도했다. 이 날 강연회에서 오 서울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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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청장은 서울청 주요 보직에 앉아 있는 국장급 인사들을 모두 대동하고 나타나 이른 아침부터 강연회에 나온 참석자들(대부분 사업자)에 대한 화끈한 '서비스(?)'까지 제공했다.
□ "조찬강연회 간다면 우리 집사람이 가장 좋아합니다"=강연회 시작은 일상에 대한 소개. 오 서울국세청장은 "조찬강연회에 간다면 집사람이 가장 좋아합니다"라고 말했다. 그 이유가 걸작. 그는 "조찬강연회에 가면 아침밥을 안 차려줘도 된다고 좋아합니다"라고 말해 좌중의 웃음을 이끌어 냈다.
□ "한국은 세금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오 서울국세청장은 세금에 대한 대한민국 국민들의 인식의 문제점을 강하게 성토했다. 그는 "우리 나라보다 세금에 대해 인식이 부족한 나라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외국의 경우 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는 세금논쟁이고 자본주의가 발달하고 민주화가 될수록 세금이 (선거의)이슈가 되어 논의될 만큼 중요하다"며 "그러나 우리 나라는 그렇지가 못한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학창시절 교과서에서 세금에 대해 배운 적이 없었다. 제 주위에도 지방세와 국세를 이해하지 못하고 무조건 (나라에)돈을 내는 것이면 세금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세금에 대한 교육에 익숙치 않은 현 교과과정을 비판한 것.
그는 이어 자신이 일선 관서장으로 있을 때의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제가)강남세무서장으로 근무할 때(1997년) 심지어는 수도요금과 전기요금을 내기 위해 세무서를 찾아오는 납세자들도 있었다"고 소개했다.
□ "종부세 대상된 것 자랑스럽다"=오 서울국세청장은 "저도 종합부동산세 납부대상이다"라고 당당하게 밝혔다. 그는 "한 집에서 25년을 살았는데 처음에는 몇 푼되지 않던 집이 점점 올라서 이제는 종부세 대상까지 됐다"고 소개했다.
그는 "종부세 대상이 됐다는 것은 어디 가서 자랑할만한 꺼리가 된다. 종부세 대상자는 재산가라는 뜻도 되기 때문이다"라고 말한 뒤 "올해 종부세 납부 시점 즈음에 대선이 예정되어 있다"며 "우리 나라는 선거 때만 되면 '어거지'를 피우는 경우가 많은데 그 때 주변에서 그런 분들이 있으면 종부세에 대해 잘 좀 설명해 달라"고 참석자들에게 당부하기도 했다.
□ 자영사업자에 '안 좋은 추억(?)'…나도 세금 연 400만원 내는데 =자영업자들에 대한 세무조사와 관련해 그는 자영업자들의 실태를 비판했다.
그는 "외국과 비교할 때 우리 나라는 세무조사를 가장 적은 수준으로 하고 있다"며 "비율로 보면 개인사업자(자영업자)의 경우 100년에 한번씩 하는 꼴이다. 그만큼 우리 나라는 세금에 대해 좋은 나라"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집단상가 등 영세업자들이 밀집한 곳을 조사하려고 하면 사업자들이 '영세민에게 왜 세금을 걷느냐, (고)이병철씨나 (고)정주영씨한테서나 잘 받지 왜 우리 같은 구멍가게 와서 괴롭히느냐'고 따져 묻는 경우가 있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그렇게 말하는 자영업자들 '뒷조사'를 해보면 다들 좋은 차 타고 다니고 자식들 유학보내고 하면서 세금은 연간 4, 50만원 내고 있었다. 근로소득자인 나도 1년에 400만원 넘게 세금을 내고 있는데 말이다"라며 이들의 탈세행태를 고발(?)했다. 
□ 국세공무원 증원에 대한 對언론 '유감'=EITC집행을 위한 인원확충에 대해 일부 언론들이 부정적 시각을 담아 보도한데 대해 오 서울국세청장은 유감의 뜻을 표했다.
그는 "현재 1만8000명의 국세공무원은 세금을 내고 있는 50%의 납세자를 업무대상으로 하고 있다"며 "그러나 EITC는 세금을 내지 않는 가난한 계층을 위해 도입되는 제도이며 현재 이들에 대한 소득파악이 제대로 되어있지 않은 형편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50%의 납세자를 위해 1만8000명이 일하는데 나머지 50%를 제도권에 넣으려면 1만8000명이 또 필요하지 않겠는가"라며 "5, 6000명을 지원해 달라고 했는데 겨우 2000명가량 늘어났다. 그런데도 신문에 대문짝만하게 '공무원만 늘린다'고 보도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다른 부처에 일 안하는 공무원들이 있을 수 있겠지만 국세청에는 없다"며 "(EITC집행 등을 위해)사람이 꼭 필요한 상황이다"라고 증원의 당위성을 재차 강조했다.
□ "미국의 '스마일' 환급 고지서, 괜찮던데요"=오 서울국세청장이 소개한 외국의 납세행정에 대한 일화 한토막.
미국 IRS에서 일반 납세자가 소득세 등 세금을 환급받아야 한다는 고지서를 내보낼 때 '스마일'그림이 그려진 고지서가 나간다고 한다. 반면 세금을 내야한다는 고지서에는 눈물을 흘리는 그림이 그려진 고지서가 발송된다고 한다.
오 서울국세청장은 "우리 나라 세금고지서는 좀 딱딱하고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라며 "미국처럼 고지서만 조금 바꾸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눈물 흘리는 그림이 그려진 고지서를 받는 다면)세금을 내시는 분들이 '쓴웃음'이라도 짓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