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예산정책처, "유류세 인하해도 세수 크게 줄지 않아"
"유류소비량 늘면 생산유발효과 발생‥법인·부가세수↑"
"정부가 세수확보 위해 유류세 크게 의존"
현행 유류세를 인하하더라도 세수가 크게 줄지 않는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유류세를 인하해 유류소비량이 늘어날 경우, 타 산업의 생산 유발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에 법인세와 부가가치세 등의 세수가 증가한다는 것.
특히 이러한 주장은 정부가 유류세를 인하할 수 없는 이유 중 하나인 '세수감소' 우려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하는 내용이어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회예산정책처 세입세제분석팀은 13일 '유가 상승의 원인 및 유류세 인하를 둘러싼 쟁점 분석'이라는 제하의 연구보고서를 통해 "유류세의 과세방식과 세율 등에 대한 재검토가 이뤄질 필요가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분석팀은 "유류세 인하를 실시할 경우 세수감소분의 크기는 정부가 제시한 것보다 작은 규모가 될 것"이라며 "추가적인 세수확보 노력과 정부 지출에서의 낭비요인 제거를 통해 충분히 보전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유류세수는 17조7815억원으로 추계됐으며, 휘발유와 경유세율을 10% 인하할 경우 유류세수는 15조9785억원으로 1조8030억원의 세수가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그러나 유류세 인하로 인한 휘발유와 경유의 수요 증가분을 고려할 경우 세수감소 규모는 1598억원~5115억원 줄어드는 것으로 추계됐으며, 실제 세수감소액은 1조2915억원~1조6432억원보다도 더 작은 규모가 될 것이라고 보고서는 밝혔다.
재정경제부는 유류세 10% 인하시 세수감소액이 1조9000억원 규모가 될 것이라고 밝혔지만, 유류세 인하에 따른 유류소비량의 증가와 생산유발효과에 따른 타 세목의 세수증가 효과를 고려하면 실제 세수 감소액은 작아진다는 분석이다.
특히 분석팀은 정부가 세수확보 차원에서 유류세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교통세 관련 세수가 국세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71%로 부가가치세, 소득세, 법인세에 이어 네 번째를 차지했으며, 경기변동과 무관하게 일정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
또한 유류세 인하가 에너지 절약정책에 역행할 수 있다는 정부의 주장에 대해서도 공식 반박했다. 교통세를 10% 인하할 경우 휘발유 수요의 변화량은 0.9~4.2%, 경유 수요의 변화량은 1.1~2.5% 수준으로 예측되며, 이는 유류세를 인하해도 에너지 소비가 급증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한편 재경부는 유류세 인하에 대해 "유류 관련 세금은 조금만 낮춰도 세수가 크게 감소하는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유류세 인하보다는 시장가격 원리를 통한 에너지 절약이 요구된다"며 현행 유류세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