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19일 "(남북간) 군사적 신뢰 구축과 함께 경제협력을 확대해 남북공조를 통한 북방경제 시대를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서울 잠실 펜싱경기장에서 열린 민주평통자문회의에 참석 연설을 통해 "북방경제 시대가 열리면 베트남 특수, 중동 특수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크나큰 도약의 기회가 올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노 대통령은 특히 "북한은 우수한 자질과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며 "잘 협력해 나간다면 그야말로 남북이 함께 번영하는 한반도 시대를 열 수 있고 나아가서는 동북아 경제의 주역으로 우뚝 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이를 위해 다시 한번 우리의 자세를 가다듬고 국론을 모아 나가자. 이제 통일·안보 문제에 관한 한 흑백논리나 소모적인 논쟁으로 국력을 낭비하는 일이 없도록 하자"며 "'평화와 번영의 동북아 시대'라는 비전이야말로 가장 핵심적인 미래 전략"이라고 주장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이 비전에 관해서는 정파적 이해가 다를 이유가 없다. 어느 정당도, 차기 지도자가 되고자 하는 사람 누구도 비전을 가벼이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노 대통령은 참여정부 대북 정책에 대해 "지난 4년여를 돌아보면 모든 게 순탄치만은 않았다. 숱한 고비를 넘겨 왔다"며 "우선 예측하기 어렵고 이해하기 어려운 북한의 행동 때문에 애를 먹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북한이) 어느 날 갑자기 일방적으로 대화를 중단하거나 약속을 파기하기도 했고, 지난해에는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으로 긴장을 고조시켰다"며 "때때로 미국 정부와의 의견차이도 있었다. 참으로 어려운 과정이었다"고 그간 느껴왔던 고충을 토로했다.
이어 노 대통령은 "국내적으로도 야당과 언론의 정략적 공세가 4년 내내 계속 되었는데 참으로 다행스러운 것은 우리 국민의 성숙한 태도"라며 "미사일 발사와 북한 핵실험의 와중에도 전혀 흔들림 없이 차분하고 냉정하게 대응했다"고 평가했다.
노 대통령은 또 "(참여정부의 대북 정책은) 끊임없이 상대를 경계하고 적대해서 대결적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존재를 인정하고 포용하고 역지사지함으로써 신뢰를 쌓아왔다"며 "상대를 포용하고 신뢰를 쌓아간다는 원칙을 일관되게 지켜나가는 것이야말로 가장 효과적인 남북관계 전략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행사에는 김상근 민주평통수석부의장, 이재정 통일부 장관, 박명재 행정자치부 장관, 민주평통 자문위원 등 7200여명이 참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