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원 "신고된 재산, 시가로 평가하면 가산세 없어"
최근 국세청이 주택에 대한 상속·증여세를 과세하는 과정에서 '유사매매사례' 적용과 관련해 부실과세 결정이 잇따라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세법을 잘못 해석해 신고불성실가산세를 매긴 사례가 발생했다.
24일 국세심판원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05년 4월 친형으로부터 서울의 한 아파트의 지분 50%를 증여받고, 국세청 기준시가인 5억5250만원으로 평가해 3982만원의 증여세를 신고·납부했다.
그러나 국세청은 A씨에게 2005년 2월 당시 매매계약된 A씨의 윗층 아파트 매매가액 7억4000만원을 '유사매매사례'로 간주해 증여세 2320만원을 더 내라고 경정고지했다.
현행 세법상 증여재산가액의 평가기준일 전후 3개월 이내에 유사매매가 있는 경우에는 그 거래가액을 시가로 볼 수 있도록 규정돼있으며, 윗층 아파트의 기준시가 역시 A씨의 아파트와 동일했기 때문에 국세청의 처분에는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국세청이 A씨에게 161만8150원의 신고불성실가산세를 부과한 것이 화근이었다. 유사매매사례에 대해서는 이러한 가산세를 부과하지 않도록 돼 있는 세법을 국세청이 따르지 않았던 것.
현행 상속세 및 증여세법(제78조 1항 및 시행령 제80조 제3항)에 따르면 증여재산가액을 과세표준에 미달 신고한 경우 10%의 신고불성실가산세를 부과하지만, 신고한 재산으로서 시가로 평가해 과세표준을 결정하는 경우에는 가산세를 부과하지 않도록 돼 있다.
심판원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국세청이 A씨에게 경정고지한 세액에 포함된 신고불성실가산세를 직권으로 살펴본 결과 세법상 가산세를 부과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국세청이 과세한 가산세를 감액해 세액을 경정하도록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편 심판원에 따르면 국세청의 증여세 유사매매사례 과세와 관련해 올해에만 총 7건의 심판청구가 인용되거나 경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에도 납세자 B씨와 C씨가 유사매매사례를 적용해 1억800여만원의 증여세를 부과한 국세청을 상대로 제기한 심판청구에 대해 '인용' 결정이 내려진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