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호우로 엄청난 재해를 입은 강원도지역의 한 세무서장은 지난 연말 세무서의 예상외의 세수 집계결과에 깜짝 놀랐다. 특별재해 사업자에 대한 갖가지 세정지원으로 세수부족을 우려했지만, 실제세수는 당초 목표를 100억원 가량 웃돌고 있었기 때문.
이같은 세수실적은 집중호우에 따른 재해복구사업을 노리고 강원지역 밖에서 수많은 철새건설업자들이 이 세무서에 갑작스런 사업자등록을 집중시켰기 때문.
이처럼 대규모 재해가 발생하는 특별재난 선포지역에 철새건설업체들이 한꺼번에 이전하는 것을 막기 위해 정부가 재해가 발생한 날부터 3개월 이내에 재해지역으로 전입한 업체는 사실상 입찰을 받지 못하도록 했다.
인력 장비는 이전하지 않고 명의만 이전하는 페이퍼 컴퍼니(서류상 회사)로 볼 수 있는 업체가 수주를 할 경우, 현지지역 업체에 불법으로 하도급을 해서 부실시공을 할 우려도 있는 데다 이를 통한 재해복구의 지연문제도 덩달아 발생했기 때문.
행정자치부는 25일 "지난 2006년 재해복구를 빠르게 하기 위해 개산계약제도 등을 도입한 결과 복구기간이 1개월 이상 단축됐지만 철새업체의 난립 등의 문제가 드러나 '지방자치단체 재해복구예산 집행요령(행자부 예규)'을 개선, 지방자치단체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바뀐 예규에선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자치단체는 ▲재해복구물량 ▲복구이행 난이도 ▲지역업체수 ▲지역업체의 시공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 해당 지역업체만으로 신속 안전한 복구가 곤란할 땐 지역제한 대상이라도 전국입찰 시행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임의규정으로 운영되는 현재의 '지역제한 경쟁입찰제도'에 따라 지역업체만 과도하게 고집하다보니 업체수 부족 등으로 신속한 복구에 지장을 초래하는 사례가 빈번했기 때문.
특히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재해지역에서 특정업체가 동일시기에 과다하게 수주해 시공이 지연되거나 시공품질이 떨어지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5억원 미만 공사나 1억원 미만 설계용역 등은 현재 진행중인 계약이 3건 이상 되는 업체는 낙찰에서 탈락시키도록 했다.
또 개산계약을 적용한 결과 원상회복을 위한 복구공사가 1개월 이상 단축됐지만 수해지역에 발생한 대규모 쓰레기를 신속히 처리하기 위해 개산계약대상에 쓰레기 처리용역을 추가, 우선 개략적인 금액으로 계약을 한 후 사후정산을 하도록 했다.
행자부는 그러나 개산계약을 남용해 무분별한 설계변경 등으로 물량을 늘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올해부터는 당초 계약금액 대비 정산금액이 30%를 초과하는 경우 확정계약 후 설계변경에 의한 공사비 증액을 금지하고 추가 발생물량은 별도로 발주하도록 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체계적 시공이 필요한 동일구조물 공사가 분할돼 시공품질이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재해발생지역에서 동일구조물공사를 여러 개로 분할하여 발주하는 것을 엄격하게 제한시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