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허브는 가장 어려운 과제"
참여정부의 마지막 금융감독 수장으로 임명된 김용덕 신임 금융감독위원장은 '금융허브'를 가장 어려운 과제로 꼽았다.
정권교체와 함께 짧은 임기가 될 것이라는 우려에는 스피노자의 명언을 인용해 "내일 지구가 끝나더라도 오늘 사과나무 한그루를 심겠다"며 "임기를 지킬 수 있는 위원장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카드수수료 문제에 대해서는 "수용성이 높은, 납득할만한 대안을 찾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김용덕 금감위원장은 6일 금융감독원 2층 강당에서 열린 취임식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같은 내용의 향후 계획과 포부를 밝혔다.
□"금융허브는 참 어려운 과제"…"모든 지혜와 열성을 다하겠다"며 입을 뗀 김위원장은 금융허브를 가장 어려운 과제로 꼽았다.
김위원장은 "금융허브는 참 어러운 과제"라며 "우리 금융이 대형화, 활성화 돼야 말 그대로 허브가 되는 것인데 금융이라는 것이 기계로 제품을 찍어내는 것이 아닌 사람이 형성하는 것인 만큼 글로벌 플레이어와 같이 경쟁할 수 있는 금융인력이 배양되지 않으면 어렵다"고 평가했다.
그는 "의욕만으로 추진하면 안되고 로드맵을 만들어서 추진하되 (금융은) 역량을 갖춰 대형화하고 감독당국도 시장의 자유를 감안하되 그 중에서도 룰을 어기는 범법자가 있다든지 쏠림현상이 발생하는 등의 문제에 대해서는 선제적인 대응책을 함께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자본시장통합법이 시행되면 규제를 많이 헐어내야 하는 그런 상황이고 결국은 사람, 마켓플레이어를 육성하는 것이 중요한데 구호로 될 수 있는 과제는 아니고 뭔가 실질을 만들어야 하는 과제"라며 "전문가들과 협의해서 자통법 시행에 차질이 없도록 하고 제도와 운영에서는 고칠 부분이 없는지 등을 우선 고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내일 지구가 끝나도 사과나무 심을 것"…김용덕 금감위원장이 참여정부의 마지막 금융감독 수장이라는 점에서 정권교체와 함께 임기를 다할 것이라는 전망이 계속되고 있지만 정작 본인은 임기를 다하고 싶은 마음이 큰 모양이다.
김위원장은 "전임 위원장과 마찬가지로 임기를 다하는 위원장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전임 위원장들을 보면 장관으로 가신분들도 있고 임기중에 교체되신분들도 있다"며 선례를 들면서도 "1998년 IMF 이후 금융감독기구가 독립됐는데 이것은 금융감독기구의 독립성과 중립성이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에 선진국과 국제적인 추세 등에 따라서 독립시킨 것이고 합의제 행정기관으로 하면서 법률적인 필요에 의해 (3년 임기제의)법이 통과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런 입법취지와 기관의 독립성, 중립성의 취지에 따라 전임위원장과 마찬가지로 임기를 지킬 수 있는 위원장이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며 취임할 때 추진키로 한 업무를 그대로 밀고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내 좌우명이자 철학자 스피노자가 말한 것처럼 내일 지구가 끝나더라도 지금 사과나무 한 그루를 심겠다"고 마무리했다.
□"기관장 경험 있습니다"…김위원장은 과거 관세청장의 경험을 강조하며 금감위·원의 변화와 혁신을 강조했다.
그는 "변화와 혁신은 금감위·원에만 필요한 것이 아니고 모든 현존하는 살아있는 생물체에 필요한 것"이라며 "주어진 막중한 과제를 광속적으로 변하는 시장의 변화를 수용하기 위해 속도를 맞추지 않으면 안된다"고 역설했다.
그는 "첫째로 일버리기를 시작할 것"이라며 "불필요한 일을 과감히 털어버리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꼭 필요한 데 쓰자는 것으로 감독과 법을 집행하다보면 변화에 뒤쳐질 수 있는데 변화와 혁신은 두려운 것이 아니라 해보면 되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직원들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통계는 정책의 인프라다"며 "통계가 제대로 돼 있지 않으면 진실을 파악할 수 없고 진실이 파악되지 않으면 적절한 대책을 세울 수 없다며 통계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금감위·원은 하나의 몸"…김위원장은 금감위원장 겸 금감원장인 만큼 금감위와 금감원의 화합도 강조했다.
그는 "금감위와 금감원은 하나의 몸체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두 조직이 서로 잘 협조해서 화합을 이뤄나갈 수 있도록 조직관리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재경부·한국은행·공정위 등 유관기관과의 협의도 강조했다.
그는 "금융시장도 시장이기 때문에 공정거래가 중요하다"며 "금융기관이 건전하게 위험관리를 하고 금융사업을 발전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공정한 경쟁이 이뤄지는지, 소위 규범이나 법령을 위배하는 사례는 없는지 봐야한다"고 밝혔다.
특히 "기업활동도 소비자를 위주로 영업활동을 하고, 금융산업도 더욱 소비자보호에 역점을 둬야 한다"며 "공정위와 서로 입법목적이 다르지만 상호협력하고 마찰이 없도록 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금융감독의 부분에서도 재경부·한국은행 등 관련부처와 세밀하게 조율해서 금융산업이 발전하는데 어떤 것이 정답인지에 대해 전문가들과 상의해서 업무를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카드수수료문제 납득할만한 대안 나올 것"…노무현대통령의 정치적해결 발언으로 전임인 윤증현 위원장이 대립을 이뤘던 카드가맹점수수료문제에 대해서는 "납득할 만한 대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그는 "원가분석은 이미 나온 상태이고 회계법인에서 분석중이기 때문에 8월중에 기관과 관계부처, 업계와 협의해서 바람직한, 납득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대통령의 정치적 해결 발언에 대해서는 "여러 채널에서 영세사업자들이 가혹하게 수수료부담을 안고 있다는 정보를 받은 상황에서 보다 다양한 차원에서 균형감각을 갖고 검토해보라는 취지에서 말하신 것"이라고 잘라말했다.
그는 "카드수수료 관계에서 정확한 원가분석 없이 카드사와 가맹점간의 1대1 협상에 의해 결정되다보니 다소 협상의 약자에게 불리하게 된 부분이 없지 않다"며 "그러한 인식에서 검토를 하고 있고 여러 전문가들이 모여서 작업하고 있기 때문에 납득할 만한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