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덕 신임 금융감독위원장 겸 금융감독원장이 취임 3일 만에 금융감독 당국의 업무 방식을 빠르게 바꿔놓고 있다.
전임 윤증현 위원장이 임직원들에게 자율권을 부여하면서 굵직한 사안만 챙기는 스타일이었다면 신임 김 위원장은 형식보다 효율을 중시하고 짧은 시간에 많은 일을 처리하는 실무 중시형으로 평가된다.
8일 금융 당국에 따르면 김용덕 금감위원장은 이번 달부터 매주 월요일 오전에 진행하는 간부회의를 한 달에 한번으로 줄이도록 지시했다.
이전에는 2시간 가량 소요됐던 간부회의도 가급적 30분~1시간 안에 마칠 방침이다.
금융 당국 고위관계자는 "매주 모든 간부가 모여 본인과 관계 없는 보고까지 일일이 듣는 것은 시간낭비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의 진행은 간부들이 금감위원장에게 보고하는 방식에서 토론 중심으로 바꾼다.
더 많은 내용을 심도있게 논의하기 위해선 수직적인 보고보다 수평적인 토론이 낫다는 판단에서다.
간부회의가 줄어든 대신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한 달에 1~2차례 비정기적인 토론식 회의도 열 계획이다.
일상적인 일은 금감위 부위원장 주최로 매일 정책상황 점검회의를 통해 방향성을 잡는다.
김 위원장은 또 대면 보고보다 전자 결재를 선호한다.
보고 과정에서 쓸데없는 대기 시간을 줄이고 더 많은 내용을 빠른 시간에 보고 이에 대한 피드백도 더 빨리 준다는 의미다.
이런 보고를 통해 결정된 내용은 간부회의 등 대면 전파 방식보다 온라인 정보공유시스템을 통해 직원들에게 전파할 것으로 보인다. .
국제 금융시장에 대한 모니터링도 강화했다.
매일 금융시장 상황을 점검해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 등 해외시장 동향을 좀 더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선제 대응하겠다는 차원이다.
김 위원장은 또 간부들에게 "일이 없으면 일찍 퇴근하라"고 당부했다.
하루종일 자리에만 있는 것보다 적당히 휴식도 취하고 책도 봐야 더 좋은 아이디어를 낼 수 있다는 뜻이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윤증현 전 위원장이 격식을 중시하면서 굵직한 사안에 대한 줄기만 잡아주는 보스형 전통 관료라면 신임 위원장은 각종 IT 신기술로 무장하고 더 짧은 시간에 더 많은 업무를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실무형 신진 관료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신임 위원장의 출근시간이 윤 전 위원장에 비해 1시간 가까이 빠르다"며 "그만큼 꼼꼼하게 더 많은 업무를 처리할 것 같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