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장하성펀드'로 알려진 한국기업지배구조펀드(KCGF:Korea Corporate Governance Fund)가 모습을 드러낸 지 1년여 만에 대기업 투자에 나선다.
이 펀드의 고문인 장하성(54) 고려대 교수(경영대학장)는 13일 "국내외 투자자들의 참여로 펀드 규모가 3천억~4천억원 수준까지 불어난 만큼 추가 투자에 나설 것"이라며 "조만간(가을쯤) 자금규모에 맞는 몇몇 대기업에 투자해 활동을 재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올해 코스피지수는 2,000까지 갔지만 다수의 상장 기업들이 자산가치를 실현하지 못하고 있다"며 "주식시장이 일시적으로 조정을 받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상승세를 나타낼 전망인 만큼 장기적인 가치실현에 좋은 저평가 자산주가 가치를 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지금까지 투자한 상장사들의 주식은 한 주도 팔지 않았으며 장기 투자 원칙을 고수할 것"이라고 전하면서 "기존에 투자한 기업들의 지배구조 개선 활동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미국 라자드자산운용의 국내 자산운용사 설립 인가도 연내 이뤄질 전망이어서 이르면 연말이나 내년 초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한 사모펀드 형태의 한국기업지배구조펀드도 출시될 전망이다.
KCGF는 미국의 라자드사가 운용하며 경제개혁연대의 구성원인 장 교수가 고문을,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가 자문을 각각 맡고 있으며 주식시장에 모습을 내민 뒤 1년여 간 최소 185억원의 평가차익을 내고 있다.
이 펀드는 작년 8월23일 대한화섬[003830] 주식 5%를 취득해 이 회사의 경영참여를 선언하고 나서면서 본격 활동을 개시해 현재까지 화성산업[002460], 크라운제과[005740], 동원개발[013120], 벽산건설[002530]( 이상 5% 이상), 태광산업[003240], 대한제당[001790], 신도리코[029530](이상 5% 미만) 등 8개 종목의 지분 취득 사실이 알려졌다.
10일 현재 최초 지분 취득 공시 시점을 기준으로 등락률을 조사한 결과 크라운제과(-11.47%)와 벽산건설(-9.78%)을 제외한 나머지 종목들이 최소 10% 이상, 120% 이상의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대한화섬의 경우 KCGF가 5% 이상 대량 지분 보유 사실을 처음 공시한 작년 8월23일 7만5천200원이던 주가가 현재 17만원대로 높아졌으며 태광산업도 81만원대에서 144만원대로 껑충 뛰었다.
보유 주식수와 지분율이 공개되지 않은 태광산업, 대한제당, 신도리코 등 3개 상장사를 제외하고 나머지 5개 종목들의 지분 취득자금은 총 526억원이었으나, 현재 평가금액은 711억원으로 불어났다. 1년새 185억원(35.23%)의 평가차익을 올리고 있는 것.
또 지배구조개선 측면에서도 절반 이상의 성공을 거두고 있다는 평가다.
태광산업, 대한화섬, 화성산업, 크라운제과, 신도리코 등은 지난 3월 정기주총에서 펀드측 추천인사를 사외이사 또는 감사위원에 선임했으며 화성산업과 태광산업은 기업설명회(IR) 활동 강화 등의 달라진 행보를 보여줬다.
반면 동원개발과 벽산건설은 임시주총 소집청구 거부나 펀드측 추천 사외이사 거부 등으로 펀드와 갈등국면을 빚어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