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모(여)씨는 2002년 12월 남편 땅을 증여받은 뒤 이듬해 1월 주택업체 H사에 팔고 양도소득세 4천여만원을 냈다.
그러나 세무서는 "증여받은 지 1년 안에 제3자에게 양도했으므로 소득세법상 실거래가액에 의한 양도소득세를 내라"며 더 많은 세금을 청구했다.
소득세법 97조4항은 배우자로부터 증여받은 자산을 5년 안에 양도할 경우 자산 취득가격을 증여가 이뤄진 때가 아니라 배우자가 취득한 시점을 기준으로 산정토록 해 양도소득세 부담이 커지도록 만들고 있다.
또 증여세법에 따르면 배우자 증여를 받은 경우 3억원은 공제하고 초과분부터 세금을 매긴다.
결국 손씨의 남편은 직접 H사에 땅을 파는 것보다 아내에게 토지를 증여해 증여세를 일정액 감면받고 토지취득가도 낮춘 뒤 H사에 파는 게 전체 세금부담을 줄인다고 봤지만 세무서의 과세조치로 계획은 무산됐다.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주심 목영준 재판관)는 '배우자 증여의 효력을 인정하면서도 5년 안에 양도할 경우 사실상 증여효력을 부정한 소득세법 97조4항은 위헌'이라며 손씨가 낸 헌법소원에 대해 합헌 결정했다고 22일 밝혔다.
재판부는 "해당 조항은 토지를 배우자에게 증여한 뒤 양도하는 방법으로 양도소득세 부담을 회피하는 사례를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입법목적의 정당성과 방법의 적절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