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개혁연대(소장 김상조)는 22일 논평을 통해 재경부가 발표한 금년도 세제개편안 중 '공익법인에 대한 규제완화' 방안은 "기부문화 활성화를 명분 삼아 사실상 재벌의 늘어난 팔에 불과한 공익법인을 통해 경영권 방어와 승계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재벌들에게 큰 선물을 준 셈"이라고 평가했다.
연대는 "지난 7월13일 한국 조세연구원이 개최한 '기부문화 활성화 및 공익법인의 투명성 제고방안' 토론회에서 논의된 '투명성을 갖춘 성실 공익법인의 경우 동일기업 주식 출연 및 취득제한을 현행 5%에서 20%로 완화하고 계열기업 주식보유 한도를 공익법인 재산가액의 30%에서 50%로 완화하는 안'이 이번 개편안에 조금의 수정도 없이 그대로 실렸다고 지적했다.
연대는 또한 "이같은 정부안이 그대로 국회를 통과할 경우 재벌 총수일가는 지주회사보다 더 적은 비용으로 부와 경영권을 유지하고, 더 나아가 이를 자식들에게 세습할 수 있는 합법적인 길이 열리게 된다"며 "이는 외환위기 이후 진행된 재벌개혁 조치의 성과를 무로 돌리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연대는 "그나마 일정부분 시장규율이 작동하는 일반 주식회사의 이사와는 달리, 어떠한 외부규율도 받지 않는 공익법인 이사들의 의사결정권 독점에 의해 해당 계열사의 투명성이 후퇴하고 여타 소수주주들의 권리가 침해될 소지가 농후하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최영태 참여연대 조세개혁센터소장도 이날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개최된 세제발전심의위원회에서 "공익법인에 대한 지원은 기부금 활성화도 되겠지만 지주회사를 허용하는 문제도 동시에 있다"며 "공익법인이 지주회사가 되면 어떤 통제장치가 되고 이것을 허용할 것인지 등을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설명해야한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