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세지감'. 1980년대 세무서 앞마당은 관내 체납기업들에게서 압류한 물품들을 실은 세무서의 체납차량이 주차해 있던 곳이다.
2007년 8월. 그런 세무서 마당에서 체납기업의 제품을 판매하는 바자회가 열리고 있다.
경영악화로 체납세액 납부가 어려운 관내 기업을 위해 과세관청인 예산세무서가 직접 기업의 생산품을 팔아주고 있는 이색적인 행사를 계속하고 있다.
예산세무서(서장 이종학)는 충남 예산군 대술면에 소재한 주방기기 전문제조업체 셰프라인의 체납세액을 정리하기 위해 이 회사 생산품인 주방용품을 판매하는 2차 바자회를 세무서앞 마당에서 개최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미 지난 7월 26일부터 8월 3일까지 국세청 직원들을 상대로 온라인 판매와 현장 바자회를 실시한 예산세무서는 2600여만원의 판매실적과 함께 이에 따른 셰프라인 측의 체납세금의 일부납부라는 성과를 거둔 바 있다.
예산세무서는 이번에도 관내 유관기관에의 직접 홍보와 아파트 단지 부녀회장 면담 홍보, 아파트내 방송홍보 및 역전앞 상가홍보 전단 배포 등 다양한 방법으로 셰프라인 직원 못지 않은 판매실적을 거둘 예정이다.
이종학 예산서장은 "홍보를 잘해서 그런지 어려운 기업 돕기 바자회행사에 대한 주민반응이 아주 좋다"며 "기업살리기 분위기를 관내 기관들과 주민들의 관심사로 승화시킨 것 같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기업책임자로 바자회에 참석한 셰프라인의 유경호 부장도 "세무서가 시작한 중소기업 돕기가 이제는 예산을 넘어 생각지도 못할 정도로 확산됐다"며 "더 열심히 뛰어 회사를 하루빨리 정상궤도에 올려놓자고 직원들과 다짐했으며, 앞으로 지역 주민들을 고용하고, 성실납세하는 것이 도와 주신분들의 은혜를 갚는 길이라 생각한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예산세무서에 따르면 셰프라인은 IMF 이후 자금경색으로 임금체불은 물론 1억여원의 국세가 체납돼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세무서가 직접 나서서 주방용품 판매해 일부를 체납액으로 충당하는 효과를 보고 있다.
예산세무서는 이번 바자회를 포함해 앞으로 9월에 한차례 바자회를 더 열어 판매액 중 체납액의 절반 수준인 5000∼6000만원 정도를 납세액으로 흡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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