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명령제를 도입하기 위해 공정위가 입법 예고한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대해 법무부가 제동을 걸고 나섰다.
3일 공정위와 법무부에 따르면 법무부는 최근 공정위가 입법예고한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대해 일부 수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법무부는 동의명령제 도입과 관련해 공정위의 전속고발권을 폐지하거나 동의명령 승인전에 법무부장관이나 검찰총장과 협의를 반드시 거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의명령제가 도입되면 공정위가 독과점 지위남용이나 부당 내부거래 등 각종 불공정행위를 한 기업에 대해 합의를 통해 형사적 처벌까지 면하게 할 수 있게 되는 만큼 이에 대한 일정한 견제 장치가 필요하다는 취지다.
동의명령제는 공정거래법을 위반한 기업이나 사업자가 경쟁당국인 공정거래위원회와 법 위반 행위에 대한 시정에 합의하면 제재를 하지 않고 사건을 종결하는 제도다.
동의명령제가 도입되면 해당 기업은 일방적인 시정조치에 따르는 기업이미지 손상과 법적 분쟁으로 인한 유무형의 비용 등을 회피할 수 있지만, 중대 위법행위를 한 기업에 대한 형사적 처벌까지 면제해주는 것은 지나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법무부 관계자는 "동의명령제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해서도 도입이 확정된 만큼 도입 자체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고 전제하고 "그러나 동의명령제가 기본적으로 우리의 사법체계와 맞지 않기 때문에 보완 장치를 넣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공정위가 전속고발권을 갖고 있는 상태에서 동의명령이 승인되면 해당 기업에 대한 조사가 종료되고 형사 처벌까지도 면제된다"면서 "행정기관이 기업과 합의에 의해 형사기소 여부를 결정할 수 있게 하는 것이 과연 적절한가 하는 의문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공정위의 입법예고안에는 동의명령안이 합의에 의해 마련된 후 검찰총장이나 관계행정기관의 장 등의 의견수렴을 거치도록 돼있으나 의견수렴만으로는 부족하며 검찰총장이나 법무부장관과 협의해 결정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법무부가 공정위의 동의명령제 도입방안에 제동을 걸고 나섬에 따라 향후 관련 입법절차의 진행과정에서 양측이 이견을 해소하고 합의안을 마련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