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태 교수, 비상장기업 회계기준 제정방향 세미나서 주장
오는 2011년 모든 상장기업에 본격 도입될 국제회계기준을 비상장회사 중 상장회사 못지 않은 대기업 비상장사에도 적용하자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회계기준원 주최로 지난달 31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비상장기업 회계기준 제정방향'세미나에서는 비상장 기업도 규모가 큰 경우 국제회계기준에 부합하는 회계기준의 적용이 필요하다는 의견들이 쏟아졌다.
비상장 대기업의 경우 비상장회사이지만 그 영향력으로 볼 때 공적 회계보고책임이 상당하고 중소기업에 비해 회계처리 능력도 충분히 보유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날 발제를 한 황인태 중앙대 교수는 "상장회사에 국제회계기준을 전면도입하는 만큼 중소기업 회계기준에도 이에 상응하는 개혁을 추진해야하며 비상장사 중에서도 외감대상이 되는 규모의 기업에는 국제회계기준위원회가 발표할 중소기업 회계기준서를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규모가 적은 비외감법 대상 기업을 위해서는 보다 단순화된 회계기준을 도입하는 등 비상장 기준을 정할 때에도 스펙트럼을 넓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토론에 참가한 강선민 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5000억 이상의 외감대상 기업은 415개이며 이중 상장과 비상장을 구분하면 상장기업이 50%, 비상장기업도 과반수"라며 "비상장이라고 해서 기업의 크기가 작은 적은 아니다"고 말했다.
강남훈 중소기업중앙회 정책개발본부장은 "비상장 대기업의 경우에는 상장기업보다는 작겠지만 공적 회계보고책임이 상당하며 회계정보의 외부이용자가 적지 않음으로 국제회계기준을 수용하거나 적어도 비상장 중소기업보다는 높은 수준의 회계표준을 감수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온기운 매일경제신문 논설위원도 "자산규모가 일정 수준 이상(5000억원)인 기업의 경우 상장기업 회계기준에 근접한 회계제도 도입이 필요하다"며 "비상장 기업중에서도 외감법 적용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을 구별해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온 위원은 특히 "지금까지 상당수 영세중소기업들이 이익조정 등 회계신뢰성을 의심케 하는 행태를 보인 것이 사실이고 금융기관과의 관계나 세무조사 등을 염두에 두고 자의적으로 회계처리를 해온 점에 비춰볼 때 비상장법인의 경우 회계기준을 가급적 세법에 근접하게 만들어 회계처리시 별도의 세무조정이 필요하지 않도록 회계제도의 혁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영기 홍익대 교수도 "비상장회사 중 자산규모 5000억 이상인 회사는 금융회사 77개, 비금융회사 127개로 이들 회사의 경우 외부이해관계자가 많고 사회적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국제회계기준과 유사한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타당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반면 기업의 입장에서 비상장사의 국제회계기준의 전면적용을 반대하는 의견도 나왔다.
이현석 대한상공회의소 상무는 "자산총액 5000억원 이상의 비상장 대기업의 경우에도 주식이 공개되지 않아 회계정보를 이용하는 외부관계자들이 상장기업에 비해 적을 것"이라며 "다만 대외이미지 개선과 상장된 모회사와의 회계일관성 유지 등을 위해 원하는 경우에는 국제회계기준을 사용할 수 있게 문호를 열어놓을 필요는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현행 외감대상 기준이 지난 1998년 자산 60억원에서 70억원으로 올린 이래 10년 가까이 바꾸지 않아 외감대상 기업수가 2배 이상 늘어났다"며 "외감대상 기준을 100억원으로 상향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또한 최관 성균관대 교수는 "회계 기준 제정보다 실무적용 가능성이 더 문제여서 비상장기업과 비외감 기업은 규제를 안 하는 게 낫다"며, "세법기준이 여러 개로 적용되면 본의 아니게 법을 어기게 되는 경우가 생길 수 있고, 정보 이용자가 기업 정보에 대한 판단을 제대로 할 수 없게 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