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부자'에 대한 과세 강화 움직임이 미국과 영국에서 본격화되고 있다.
블룸버그는 7일 엄청난 돈을 버는 헤지펀드와 사모펀드 매니저들에 대한 과세강화 입법 움직임이 미 상.하원에서 본격 가시화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런 입법 움직임을 주도하는 민주당의 샌더 레빈 하원의원(미시간주)은 헤지펀드와 사모펀드 매니저들이 엄청난 소득을 올림에도 불구하고 해당 세금 체계에 구멍이 있다면서 따라서 세제를 고쳐 이들에 대한 과세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 예로 이들 매니저에게 부과되는 자본 이득세에 메디케어(노령자의료보험) 세율 2.9%가 적용되지 않는다면서 이것이 "과세 형평"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즉 적용받는 세율이 높은 상대적인 저소득층에 비해 헤지펀드와 사모펀드 매니저들이 세제 상의 특혜를 받는 셈이라는 얘기다.
레빈 의원은 따라서 현행 자본 이득세율 15%를 최고 35%로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이렇게해서 10억달러의 세수가 늘어나면 9만8천명이 넘는 은퇴자의 메디케어 재원 마련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블룸버그는 미 정부 통계를 인용해 '베이비붐' 세대 대거 은퇴 등으로 인해 메디케어 재원이 오는 2019년께 고갈될 상황임을 상기시켰다.
블룸버그는 상원에서도 자본 이득세율 상향 조정이 추진되고 있다면서 상원안의 경우 투자회사 뿐 아니라 월가 전반에 걸쳐 관련 과세를 강화하는 더 강력한 내용이라고 전했다. 하원 세출위원회는 지난주 자본 이득세율 조정에 관한 청문회를 열기도 했다.
블룸버그는 기관투자업계 전문 저널인 알파 매거진을 인용해 지난해 특히 많이 번 헤저펀드 매니저인 제임스 사이먼 르네상스 테크놀로지스 회장의 경우 소득이 무려 17억달러나 된다면서 만약에 메디케어 관련 세금을 제대로 냈다면 4천800명의 은퇴자에게 혜택을 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현행 자본 이득세 규정에 따라 사이먼 회장은 단 한푼도 메디케어 세금을 내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영국 노조도 슈퍼 부자에 대한 과세 강화의 필요성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BBC는 영국 노총(TUC)이 10일 개막되는 연례 총회에서 억만장자에 대한 과세를 강화해 거기서 생기는 재원으로 아동 빈곤과 범죄 퇴치 노력을 강화하도록 정부에 촉구할 것이라고 전했다.
막강한 TUC의 브렌던 바버 사무총장은 성명에서 "외국을 드나들며 여유있게 생활하는 슈퍼 부자들이 세제 허점으로 인해 연간 40억파운드의 세금을 내지 않는 상황"이라면서 이것을 손질해 과세하고 여기서 마련되는 재원으로 아동 빈곤을 해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아동빈곤 해결이 곧 범죄를 줄이는 방법이기도 하다면서 TUC의 이 같은 노력을 "시기(猜忌)의 정치"라고 보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영국 금융가의 초고소득자들이 올해 받은 보너스가 무려 140억파운드에 달한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 11만2천명 가량이 "세금 차별로 엄청난 혜택을 보고 있는 실정"이라고 비꼬았다. 그렇다고 노조가 고소득자에 대한 소득세율 자체를 고치자는 입장은 아니라고 바버 총장은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