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언론들은 이번 계약의 최종 성사 가능성에 의구심을 표시하면서 국내 금융사들이 인수전에 참여하는 새로운 국면을 예상하고 있는 반면 일부 외신들은 론스타에 면죄부를 부여하면서 조속한 매각을 촉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HSBC의 외환은행 인수 승인이 지연될 경우 우리나라의 반외자 정서에 대한 외국 언론의 비판이 거세질 수도있을 것으로 보인다.
1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11일 외환은행 거래에 먹구름'(Cloud hangs over KEB deal)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2003년 외환은행 매각 관련) 론스타는 어떤 잘못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지만 전직 정부관료와 은행 임원들은 여전히 조사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론스타에 사실상 면죄부를 준 것으로 2003년 외환은행 헐값 매각이나 외환카드 주가 조작 관련 공판에서 론스타의 유죄가 입증되면 대주주 자격을 박탈당할 수 있다며 신중론을 보이고 있는 국내 언론과는 다른 입장이다.
이에 앞서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은 지난달 21일 `외환은행에 접근하며 한국을 시험하는 HSBC(HSBC tests Korea with move on KEB)'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올초 검찰과 감사원이 최초 거래에서 아무런 불법을 발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고 보도해 검찰이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검찰은 "수사한 결과 외환은행 매각 과정에서 당시 정부 담당 고위 공무원과 외환은행 고위 관계자가 절차와 규정을 어기고 론스타에 유리하게 은행 자산을 저평가하고 부실 규모를 부풀려 헐값에 매각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이러한 의도적 헐값 매각은 한국 실정법에 어긋나는 불법으로 업무상 배임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AWSJ은 지난달 23일자에서 `정정 및 추가(Corrections & Amplifications)' 코너에서 기사 오류를 시인했다.
그러나 일부 외신은 검찰의 해명 이후로도 론스타를 옹호하는 보도를 내보내고 있다.
FT는 지난달 29일과 이달 6일 기사에서 `감사원은 론스타가 최초 거래와 관련해 어떤 잘못도 저지르지 않았다는 점을 확인했다', `론스타가 외환은행 지분을 12억달러에 매입하면서 외환은행의 부실규모 부풀리기에 공모하지 않은 점이 명백해졌지만 이전 재정경제부 관료와 당시 외환은행장은 여전히 재판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근에는 외환은행 매각 작업의 신속한 처리를 촉구하는 보도도 등장하고 있다.
FT는 11일 `한국, 론스타의 전설에서 벗어날 때(Time for Korea to move on from the Lone Star saga)`란 칼럼을 통해 많은 금융 전문가들이 한국의 국제적인 명성을 심각하게 훼손한 이야기의 끝을 보기를 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외환은행 매각은 사모펀드인 론스타가 팔기를 원하고 HSBC가 사기를 원하고 있어 비교적 간단한 일이지만 상당히 정치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FT는 논란이 되고 있는 론스타의 거래를 해결해 비난을 받으려는 곳도, 매각을 저지하고 책임을 지려는 곳도 없다고 비판했다.
이에따라 향후 당국의 승인이 늦어질 경우 반외자 정서를 문제삼는 외신 보도가 줄을 이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2003년 론스타에 대주주 자격을 부여한 금융감독당국이 법원의 판단에 맡기겠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주한 미국대사까지 론스타 사태를 외국 기업에 대한 불공정 대우의 명백한 사례로 지목하는 등 반외자 정서를 비판하는 외부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며 "HSBC의 인수 승인 요청서 제출 이후 심사가 지연될 경우 반외자 정서를 문제삼는 외신 보도가 줄을 이을 것으로 보여 당국에 상당한 압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