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서부지검은 18일 변 전 실장의 임시 주거지를 비롯해 홍기삼 전 동국대 총장, 한갑수 전 광주비엔날레 이사장 등 주요 참고인들의 이메일 계정을 압수,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신정아씨의 동국대 교수 및 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 임명 과정에서 변 전 실장이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여부를 확인한다는 것이 이번 압수수색의 주요 목표지만 신씨와 관계없는 변 전 실장 개인의 비리의혹도 검찰의 관심사 가운데 하나다.
특히 변 전 실장이 묵었던 서울 종로구 '서머셋 팰리스 서울 레지던스'의 재무팀으로부터 압수한 변 전 실장의 투숙 관련 자료에서 누군가 변 전 실장의 숙박비를 대납했다는 정황을 포착한 것이 가장 큰 성과로 꼽힌다.
13개월 동안 수천만원에 달하는 숙박비를 다른 사람이 대신 납부했다는 사실이 확인된 만큼 뇌물 혐의를 적용해 변 전 실장을 구속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
이와 같은 검찰 수사의 방향 선회는 신씨에 대한 변 전 실장의 비호 의혹을 입증할 만한 증거 확보에 어려움을 겪게 되자 일단 뇌물 등 개인비리 혐의로 변 전 실장의 신병을 안정적으로 확보한 뒤 천천히 압박을 하겠다는 '선 구속, 후 수사' 방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당초 검찰은 변 전 실장이 자신의 직위를 이용해 신씨가 일하는 성곡미술관에 다수 대기업이 후원을 하도록 하고 그 대가로 청탁을 들어준 것으로 보고 제3자 뇌물수수 혐의 적용을 검토했으나 마땅한 단서가 나오지 않는데다 대가성 입증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검찰은 숙박료 대납자에 대한 조사와 변 전 실장의 차명계좌 추적 등 보강 수사를 거쳐 변 전 실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한 뒤 본격적으로 신씨에 대한 불법 비호 의혹으로 다시 수사의 칼끝을 돌리는 우회로를 택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