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회담성과와 관련해 다소 상기된 표정의 노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대화는 대체로 숨김없이 진솔했다"고 전하면서 "평화에 관한 합의 필요성과 경협에 관해 공감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노 대통령은 이어 "평화에 대한 김 위원장의 의지도 확인했고, 평화에 관해 방향을 제시하는 합의가 있어야 한다는 데도 공감했다"며 "공동의 번영을 위한 경제 협력에 관해 인식도 같이했다"고 밝혔다.
회담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던 부분도 확인됐다. 노 대통령은 "우리가 원하는 그 많은 일들을 활발하게 진행시키기 위해서는 불신의 벽을 좀 더 허물어야 한다"며 "문제가 된 것은 남측에서 쓰는 개혁과 개방이라는 표현이었다"고 전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개혁과 개방이라는 용어에 대한 불신감과 거리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어저께 김영남 위원장과 면담에서도, 오늘 김정일 위원장과 면담에서도 그 점을 느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노 대통령은 "특히, 남측이 개성공단을 개혁과 개방의 표본이라고 해 온 것은 북측의 입장에선 역지사지하는 배려가 없었던 것"이라고 소회했다.
중국과 일본 사이에 끼인 샌드위치 처지를 깨고 또 한번 도약의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선 남북의 경협이 중요하지만 그러려면 북측의 체제와 목표를 존중해서 불신의 벽을 허물어야 한다는 것이 노 대통령의 설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