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다음 국회에는 오지 못할 것 같습니다. 진심으로 부탁합니다."(대통합민주신당 박찬석 의원)
"저 역시 장관으로서 마지막 국감을 받고 있습니다. 앞으로 말조심 하려 합니다."(김장수 국방장관)
국회 국방위의 17일 국방부.합참에 대한 국정감사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북방한계선(NLL) 문제에 대한 뜨거운 관심과 긴장 속에서 진행됐다.
그러나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도 때때로 유머 섞인 질의와 응답으로 폭소가 터져나왔다.
대통합민주신당 박찬석 의원은 '2007 남북 정상회담' 합의에 따른 서해상 공동어로와 해주 직항로, 한강하구 공동이용 등으로 서해상 긴장완화와 경제적 효과를 거둘 수 있다며 오는 11월 남북 국방장관회담에서 이에 필요한 군사적 보장을 확실히 매듭지을 것을 김장수 국방장관에게 당부했다.
박 의원의 이 과정에서 "역사적 의미를 갖고 접근해 달라"며 "제가 다음 국회에 못 올 것 같다. 진심으로 마지막으로 부탁드린다. 제가 (국회를) 나가서도 볼 것이다"며 김 장관의 적극적인 노력을 강조했다.
1940년 생으로 국회 국방위원 가운데 상대적으로 고령인 박 의원의 이 같은 당부에 국감장에서는 폭소가 터져 나왔다.
김 장관은 이에 대해 "저 역시 장관으로서 마지막 국감을 받고 있다"며 "남북 상호 간 군사적 신뢰만은 어떻게든 확보해야겠다"며 적극적인 의지를 표시했다.
김 장관은 그러나 "제 입장에서는 우선 상징적으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부터, 하기 쉬운 것부터 해야 심리적 신뢰구축이 되고 그 다음에 물리적 신뢰구축이 이뤄지는 것"이라면서 "무조건 말로만 신뢰한다고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실질적인 남북 간 신뢰조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남북 정상회담을 수행하면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의 꼿꼿한 악수자세로 화제가 됐던 김 장관은 정상회담 이후에도 NLL 문제로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는데 대해 "제 의도와 다르게 나오거나, 표정 하나, 말 한 마디 가지고 자꾸 꼬이는 수가 있어 앞으로 말조심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말 조심하려 한다"는 김 장관의 언급에 대해 박 의원은 웃으면서 "편안하게 말씀하셔도 된다"며 웃음으로 화답했다.
이날 국감에서 특히 한나라당, 민주당 의원들은 김 장관이 남북 정상회담 수행 및 NLL 문제에 대해 그동안 보여온 태도를 높이 평가했다.
한나라당 맹형규 의원은 "국방장관의 확고한 태도로 불안해하던 국민에게 많은 위로가 됐고 군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높이는 계기가 됐다"며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맹 의원은 김 장관이 정상회담 수행 과정에서 북한 김일철 인민무력부장에게 국군포로 문제를 확실히 제기한 데 대해서도 "참 잘하신 일이다. 노고에 박수를 보낸다"고 말했다.
민주당 김송자 의원도 "장관이 보여준 어엿한 행동은 68만 현역장병과 700만 예비역, 이 나라 백성들에게 안보에 대한 큰 신뢰와 상처받은 마음에 무한한 위로를 주었다"며 "국민의 자존님을 한껏 세워준 무게 있는 행동"이었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