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장 본인.가족 금융계좌 압수
정상곤 전 부산지방국세청장(53.구속기소)의 '상납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부산지검은 이병대 현 부산청장의 정 전 청장에 대한 상납진술 번복 요구와 관련, 변호인 접견자리에서 이 같은 요구가 전달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29일 밝혔다.
부산지검 정동민 2차장 검사는 "정 전 청장에 대한 상납진술 거부요구는 (하위 직급보다는) 같은 급의 자리에 있는 사람에게서 이뤄졌을 것"이라면서 "구치소 면회보다는 변호인 접근 등 여러 만날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밝혔다.
정 차장검사의 이 같은 발언은 진술번복 요구가 있었다면 이병대 청장이 부산검찰청 또는 부산구치소에 마련된 변호인 접견실에서 진술거부 또는 번복을 은밀히 종용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전군표 국세청장의 소환은 빠르면 이번 주에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 부산지검 김태현 지검장은 "소환계획은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면서 "보강수사가 끝나면 소환시기 등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지검장은 또 현직 국세청장에 대한 예우차원에서 서울에서 조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출장조사 등을 통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정공법에 따를 것"이라고 밝혀 소환조사에 무게를 뒀다.
정동민 2차장검사도 "소환 시기는 정한 것이 없지만 이르면 이번주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검찰은 전군표 청장이 소환되면 정 전 청장으로부터 받은 것으로 알려진 6천만원에 대한 확인조사와 함께 '상납진술' 거부 요구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사할 계획이다.
검찰은 특히 이 청장이 변호인 접견 등의 방법을 통해 정 전 청장을 만났다면, 전군표 청장의 지시가 있었을 것으로 보고 소환때 이를 집중 추궁할 방침이다.
검찰은 또 6천만원에 대한 혐의입증을 위해 지난 26일 전 청장 본인과 가족, 친.인척 명의의 금융계좌를 압수해 돈 흐름을 추적 중이며 일부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진술번복 시도와 관련, 부산지방국세청 관계자는 "이 청장이 최소한 한달 내로는 정상곤 전 청장을 면회하거나 접촉하려 한 적도 없다"고 밝혔다.
부산구치소 측은 지난 8월9일 정 전 청장의 구속수감 이후 일반접견일지와 장소변경접견(특별면회)기록표를 확인한 결과 이병대 청장 이름으로 접견한 사실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이날 밝혔다.
그러나 이 청장이 변호인 접견 등을 통해 진술거부 또는 번복을 요구한 것이 사실이 드러날 경우 전군표 청장에게는 치명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전군표 청장에 대한 소환에 이어 사법처리 방침을 이미 기정사실화 하고 있기 때문에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경우 법원 영장심사에서 인신구속의 중요 기준으로 삼는 증거인멸 여부판단에 결정적으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