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대 국세청장 후보자로 내정된 한 내정자의 정식 취임은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3년부터 국세청장 직위는 국가정보원장, 검찰총장, 경찰청장 등과 함께 국회 인사청문 대상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이용섭, 이주성, 전군표 전 청장도 인사청문회를 거쳐 국세청장 직위에 올랐다. 한 내정자도 적법한 인사청문회 절차를 거쳐야만 정식 임명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 인사청문회 키워드 ①-'20일'=현행 법상 대통령이 국세청장 등 후보자를 내정하면 국회에 인사청문 요청을 하게된다. 국회는 청문 요청을 받으면 20일 안에 청문회를 마치고 청문회 결과를 문서로 작성한 뒤 임명동의안 채택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이 때 인사청문회는 소관 상임위원회에서 실시한다. 따라서 국세청장 인사청문회는 국회 재정경제위원회에서 실시하게된다.
20일 안에 청문회 절차를 거치지 않을 경우 (현행 규정상)추가로 10일을 국회에 더 줄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다시 말해 최대 한 달까지는 국세청장 후보자 상태로 정체시켜 둘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기간 동안에도 인사청문회 절차 및 결과 보고서가 나오지 않는다면 대통령은 청문회 없이 후보자를 정식 국세청장으로 임명, 임명장을 수여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 인사청문회 키워드 ②-'대통령 선거'=국회 재경위는 현재로서는 후임 국세청장 인선시 반드시 인사청문회를 실시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세청장이라는 직위가 갖는 '중요성'으로 인해 인사청문회를 거치지 않을 수 없다는 입장인 것.
청문회 날짜는 한나라당 및 대통합민주신당 소속 간사단 협의(한나라당-엄호성, 대통합민주신당-문석호)에 따라 결정된다.
다만 '변수'는 있다. 대통령 선거가 불과 한 달여 남은 시점에서 대선에 당력을 집중해야 할 정치권이 국세청장 인선과 관련한 '검증작업'에 시간을 쏟아 부을 여력이 있느냐의 여부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또한 인사청문회가 대선과 관련한 정치공세로 변질될 경우 제대로 된 인사검증이 어렵지 않겠느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특히 이명박 후보와 관련한 탈세의혹 등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국세청장 인사청문회시 대통합민주신당이 전면 '공세'를 펼쳐 또 다른 논란거리를 만들어 낸다면 한나라당으로서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는 것.
즉 순전히 정치적인 고려에 따라 (한나라당 입장에서는)인사청문회를 아예 하지 않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할 가능성도 있다는 설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