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앞서 지난 14일 대통합민주신당 소속 이원영, 이종걸 의원 등이 국세청을 방문, 직접 세무조사 및 조세범처벌법에 의한 검찰고발을 촉구하는 요청서를 제출했다.
신당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이 후보에 대한 공세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신당은 이 후보와 유사한 형태의 고액 임대업자들의 위장취업 방식의 세금탈루행위에 대해 전면 세무조사를 국세청에 요구하는 한편 고의적 탈세 가산세를 대폭 올리는 내용의 세법개정안도 제출할 방침.
현재로서는 문제 해결의 최종 열쇠는 (신당 의원들이 제출한)세무조사 촉구서를 전달받은 국세청의 손에 넘겨진 상태. 국세청이 이 문제와 관련해 어떠한 스탠스를 보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이명박 세무조사 요청서' 국세청 어떻게 처리할까?=일단 국세청은 정해진 원칙과 기준에 따라 이 문제를 처리하겠다는 방침. 즉 이 문제 처리와 관련해 어떠한 정치적 계산도 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친 셈이다.
이 후보가 유력한 차기 대통령 후보라는 점 등을 고려치 않고 통상적인 '탈세제보건' 처리 절차에 따라 처리하겠다는 입장인 것.
통상 탈세제보가 국세청에 접수된 경우 국세청 조사국 산하 세원정보과(2계)에 이첩, 제보내용의 진위여부를 가려내는 작업이 진행된다. 제보내용이 사실인지 허위인지 여부를 세원정보과에서 분석, 조사착수 여부를 1차적으로 가려낸다.
탈세혐의가 발견, 조사의 필요성이 인정되면 세원정보과는 이를 지방국세청 조사국으로 넘긴다. 자료를 넘겨받은 지방국세청 조사국에서는 이를 전담할 부서를 배정(지방청 조사국 또는 일선세무서 조사과)한다.
이 때 사안이 중대하거나 탈세규모가 큰 사건일 경우(법인 외형 300억원 이상, 개인 외형 100억원 이상)지방국세청 조사국에서 전담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일선세무서 조사과에 사건을 넘기게 된다.
사건을 이첩 받은 담당부서는 세무조사 착수 전 전산상에 나타나는 관련자(혹은 관련기업) 세금신고·납부기록 등을 토대로 사전검증 작업을 진행한 뒤 세무조사에 착수하게 된다.
□ 이 후보, 전형적 '수법' 동원한 '고의적 탈세'(?)=국세청에 따르면 친인척 등을 위장취업, 월급을 주는 방식으로 회사의 소득을 축소해 세금을 줄이는 것은 정형화된 탈세수법 중 하나.
이 후보는 딸인 이모씨(36세)를 대명기업에 위장취업, 지난 2001년부터 2006년까지 월120만원, 아들 이모씨(29세)를 올해 3월부터 월250만원씩 총 8800만원의 월급을 지급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소득세과 과세되지 않는 '비용'은 늘리고 소득은 줄이는 방식으로 회사가 내야할 소득세를 내지 않은 셈이다. 또한 두 자녀에게 8800만원 상당의 금전을 '무상'으로 증여한 꼴.
이 같은 '고의적 탈세행위'에 대한 국세청의 태도는 단호하다. 최근 1, 2년간 고소득 자영업자 등 고의적 탈세행위를 저지르는 고소득층을 타겟팅, 집중적인 세무조사를 실시하는 등 날로 대응의 강도를 날로 높이고 있다.
행정측면 뿐만 아니라 제도측면에서도 고의적 탈세행위에 대해서는 강경자세. 지난해 정부는 고의적 탈세행위에 대한 가산세를 크게 인상했다. 이 후보도 고의적 탈세행위 적발시 부과되는 가산세를 현행 40%에서 100%로 올리겠다는 입장을 스스로 밝히고 있다.
□ 전면 세무조사 '불가(?)'…조세범 처벌법 적용 미지수=일단 이명박 후보측은 파문이 확산될 것을 우려, 지난 13일 종로세무서에 종합소득세 3900여만원, 주민세 390여만원 등을 합쳐 4300여만원의 세금을 수정신고를 한 상태다.
이 세금은 이명박씨의 딸인 이씨가 지난 2001년부터 2006년까지 받아간 월급에 대한 세금. 이 후보측은 아들 이씨가 받아간 월급(월 250만원)의 경우 지난 3월부터 '위장근무'해왔기 때문에 내년 종합소득세 신고시 정산해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후보측은 결과적으로 두 자녀에게 지급된 월급이 '증여'가 됐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이에 대한 증여세도 관할 세무서인 종로세무서로부터 확정을 받아 납부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국세청은 이 후보측이 자진해서 수정신고를 했다는 측면 등을 감안할 때 현재로서는 전면적인 세무조사 착수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게다가 탈세제보건 처리 절차상 사건 분석 및 배정에도 시간이 소요될 수 있고 현재 이 후보와 관련된 국세청 전산시스템 조회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사전분석을 위해서는 국세청 감사관실 등을 통해 허가를 맡아야 되는 등의 절차도 거쳐야 한다.
"다만 이 후보가 수정신고한 내용에 대한 확인을 통해 중대한 오류 등이 발견될 경우 즉각 조사대상자 선정과 함께 현지확인 조사 등 절차가 진행된다는 것이 국세청 관계자의 설명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수정신고가 이뤄진 상태에서 전면적인 세무조사는 불가능하다"며 "조세범처벌법 적용 문제도 현 단계에서는 뚜렷하게 언급할 수 없지만 세무조사를 통해 추징세액(탈세금액)이 일정 기준액을 넘을 경우 검찰고발 조치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