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부는 세수부족 걱정에 고려 안 하는 듯"
"금산분리는 글로벌 원칙"-"완화 반대"
금융시장의 글로벌 경쟁이 강화되고 우리 금융시장에 위기가 오면 연결납세제도에 대해 반대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정부도 전향적인 검토를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2일 금융연구원 주최로 서울 은행연합회에서 개최된 금융감독위원회 및 금융감독원 기자단 세미나에서 김동환 박사는 "대형화·겸업화 등 변화하는 금융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금융지주회사제도와 소유·지배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며 "금융지주회사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연결납세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박사는 "미국이나 선진국에서 대형화를 선도하기 위해 금융지주회사를 만들었지만 누구나 다 지주사가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여러 가지 유인책을 만들었고 그 도구의 하나로 연결납세제가 존재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도입이 안됐다"며 "재정경제부에서는 세수가 많이 줄어들 것 같아서 심각하게 고려하지 않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앞으로 글로벌 경쟁이 강화되고, 국부유출이 심각해지고, 우리금융시장을 뺏길 것 같다는 상황이 오면 연결납세제도에 대해서 정부도 전향적으로 생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결납세제도는 법률적으로는 독립돼 있지만 경제적 또는 실질적으로 결합돼 있는 기업집단을 하나의 과세대상으로 하는 세제로, 최근 들어 한 회사가 다른 회사의 주식소유를 통해 기업집단을 형성하고 모회사 중심의 관리지배 아래에서 경영이 집중되는 현상이 세계적으로 확산됨에 따라 이 제도를 도입하는 국가가 점차 증가하는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우리나라도 그동안 연결납세제도에 대해 꾸준히 논의해 왔지만 지난 2005년 정부가 부실기업 불법지원 및 세수부족 등의 부정적인 요인을 들어 도입을 전격 보류하면서 지금까지도 경제인들의 요구가 계속되고 있다.
특히 연결재무제표를 주 재무제표로 하는 국제회계기준의 전면도입을 불과 3년 앞두고 있는 최근에는 회계제도 변화에 따른 세제변화에 대한 목소리도 적지 않다.
김 박사는 "연결납세제도 말고도 지주회사의 경영방식을 바꾸는 등 다양한 유인책이 있겠지만 지주회사는 만들었는데 정작 지주회사의 경영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등에 대해서는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없는 것 같다"며 "선진국과 선진 금융지주사들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에 대해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금산분리에 대해서도 완화 반대의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최근 금산분리를 폐지하라는 일부 의견이 있는데, 많은 사람들이나 많은 재벌들이 말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이는 우리나라 경제엔진을 다시 옛날로 돌려서 힘센 재벌 몇 명에게 힘을 줘서 꺼져가는 엔진을 살려주자는 발상으로 지속가능 성장과는 상치되는 발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오히려 글로벌 경쟁시대에는 알차고 실속있는 플레이어들이 많은 경제, 예컨대 대만 같은 경제가 발전할 것"이라며 "금산분리는 글로벌 원칙으로 어떤 지도자가 오더라도 이 원칙은 지켜질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