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국민 여러분!
저는 오늘 국세청장으로서의 자질과 능력을 검증받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부족한 점이 많은 제가 이 어려운 시기에 이 자리에 서고 보니 개인의 영예라는 생각보다 오히려 온몸을 짓누르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먼저 이번 부산지방국세청 관련 사건을 겪으면서 저는 아무리 훌륭한 업적이나 성과도 단 한 번의 실수로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위원님들께서도 잘 아시는 바와 같이 저희 국세청은 세계에 우뚝 서는 초일류 국세청을 지향해 왔습니다. 따뜻한 세정도 추구하였습니다. 많은 성과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노력하여 쌓아왔던 업적이나 성과는 그 빛을 잃고 말았습니다. 실로 참담한 심정입니다. 그러나 이번 사건 때문에 침체되어 있을 수만은 없습니다.
오히려 이 위기를 국세청이 새롭게, 다시 태어나는 기회로 만들겠습니다.
이번 사건의 원인을 정확히 진단하고 쇄신방안을 만들겠습니다.
이번 사건의 원인은 두 가지입니다.
조사청탁과 인사청탁이 한 데 어우러져 발생한 일입니다. 따라서, 쇄신대책의 방향 또한 분명합니다. 인사와 조사에 관한 제도를 혁신하고 이를 조직문화로 정착시켜 나가는 것입니다.
인사분야에서는 고위공무원단의 경우 업무실적을 평가하고 점수화하여 이를 기초로 자기 보직을 스스로 선택하도록 우선권을 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청장의 입장에서는 인사권을 스스로 제약하는 것과 같습니다.
이러한 방안을 포함하여 여러 가지 인사 쇄신방안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조사분야에서는 청탁이나 부조리가 발붙이지 못하도록 하는 근원적 쇄신방안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세무조사의 투명성을 높이고 담당자의 책임성을 강화해 세무조사의 신뢰도를 높여가겠습니다.
감찰분야에서는 고위직의 비리를 감시할 수 있는 별도의 대책을 구상 중에 있습니다.
또한 청렴도 지수 목표관리제를 도입할 계획입니다. 분야별, 기관별 청렴도 지수를 평가하여 하위분야와 하위기관에 대해서는 그 책임을 엄중하게 물을 것입니다.
이러한 근원적 조직쇄신 방안들은 이달 말까지 직원들의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서 확정될 것입니다. 제가 청장으로 임명된다면 12월 초에 위원님들과 국민여러분께 보고 드리고 즉시 시행하겠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거창한 계획이 아닙니다. 구체적 실천이 더 중요합니다.
국민 여러분에게 행동으로 보여드리겠습니다.
그리고 객관적 성과로서 답해드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국민과 국가를 위한 국세청으로 거듭나도록 하겠습니다.
다음으로 존경하는 위원장님과 위원님 여러분께 국세청장 후보자로서 국세청의 운영방향에 대한 몇 가지 구상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국세청장으로서의 리더쉽 모델을 바꾸겠습니다.
지금까지의 국세청 리더쉽 모델은 권위형 리더쉽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국세청장에게 많은 권한을 집중시키고 이 권위를 바탕으로 2만여 직원을 일사불란하게 지휘 통솔하는 방식입니다. 이는 20세기 산업사회에서는 가장 효과적인 리더쉽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제는 21세기 지식정보화 사회입니다. 일사불란함 보다는 구성원 개개인의 창의성과 자발적 헌신이 더욱 중요한 덕목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과 같은 권위형 리더쉽으로는 경직된 조직문화를 결코 바꿀 수 없다는 것이 저의 소신입니다.
청장으로서의 모든 권위와 권한을 포기하는 한이 있더라도 직원들의 감성을 움직일 수 있는 감성리더쉽을 발휘하겠습니다. 최대한 몸을 낮추어 국민과 직원들을 섬기는 자세로 진력하겠습니다.
섬기는 리더쉽(Servant Leadership)의 새로운 모델을 실천해 보이겠습니다.
둘째, 민간기업의 최신경영기법을 세정에 적극 도입하겠습니다.
지금까지 국세청의 운영방식은 지시.보고.관리.감독.감사.감찰에 의존하는 관료제에 기초를 두고 있습니다. 이러한 방식으로는 국민과 납세자의 다양한 욕구를 신속하게 충족시킬 수 없습니다.
권위적 관료제 조직을 민간기업과 같은 고객 지향적 경영관리 조직으로 탈바꿈시키려면 다양한 민간경영기법의 도입이 필요합니다.
우선, 현재의 국세종합상담센터를 고객만족센터로 확대.발전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대국민 상담은 물론 고객의 불만을 즉각적으로 해결해 주는 동시에 고객의 불평을 세정운영의 값진 자산으로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과세품질을 개선하기 위해 6시그마 운동을 도입할 계획입니다.
현재 1만건당 70건인 과세불량률을 2년 내에 현재의 절반수준으로 줄이고 2015년에는 6시그마 수준인 100만 건당 4건 이하로 낮출 수 있는 과감한 목표를 가지고 추진하겠습니다.
그리고 국세행정 전반에 대한 업무재설계로 업무량을 대폭 감축하여 부족한 서비스 인력을 보강함으로써 납세서비스를 더욱 개선하겠습니다.
GE의 Town Meeting 방식 등을 적극 도입하여 직원들의 창의적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이를 조직혁신의 동력으로 활용하겠습니다.
이러한 노력은 업무의 효율성을 증대시킴은 물론 경직된 관료제 문화를 유연한 고객중심문화로 바꾸는 데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셋째, 공정한 업무성과 평가에 기초한 경쟁문화를 정착시켜 나가겠습니다.
공직사회의 오래된 병폐의 하나는 잘해도 그만 못해도 그만이라는 것입니다.
모든 사람을 똑같이 대우해야 공평한 것이라는 잘못된 인식이 있습니다. 그러나 업무성과가 우수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을 똑같이 대우하는 것은 심각한 불공평입니다.
이러한 문화 아래에서는 높은 생산성을 끌어낼 수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인사청탁이 개입될 여지도 커지게 됩니다. 앞으로는 개개인의 업무성과를 객관적으로 공정하게 평가하여 계량화하고 이 점수를 승진, 전보, 포상, 연수 등에 활용함으로써 조직에 경쟁문화를 정착시키겠습니다.
넷째, 글로벌 시대를 이끌어 갈 인재를 육성하겠습니다.
모든 일은 결국 사람이 하는 것입니다. 인재양성은 장기적 세정발전의 요체입니다. 국세청은 그간 승진 적체로 인한 어려움을 겪어 왔습니다. 결국 이원적(Two Track)관리가 불가피합니다.
소수의 핵심인재를 발굴하여 이들에게는 보다 빠른 승진의 기회를 열어 주고 국세청의 미래를 이끌어갈 리더로 육성하겠습니다. 다른 직원들에게는 다양한 능력발전의 기회를 부여해 자기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가로서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배려하고 육성하겠습니다.
존경하는 위원장님, 그리고 위원님 여러분!
이번 청문회를 거쳐 국세청장이라는 중책을 수행할 수 있는 기회가 저에게 주어진다면 저부터 환골탈태의 솔선수범을 보임으로써 세정을 근원적으로 쇄신하겠습니다.
그리고 세정 각 분야에 대해 안팎의 폭넓은 의견을 수렴하고 국세공무원 모두의 역량을 결집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이것이 국가재정을 책임지는 기관의 소임이자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위원님 여러분의 많은 성원과 격려, 그리고 아낌없는 지도를 부탁드립니다.
그동안 청문회 준비를 위해 애써주신 위원님 여러분의 질의에 성실하고 정직하게 답변드리겠습니다. 위원님들께서 저에게 주시는 충고와 조언의 말씀은 겸허하게 경청하고 가슴깊이 새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