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수기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기업의 사외이사제도에 대해 감독당국이 공시를 강화하는 등 제도개선안을 추진할 예정이다.
금융감독원은 28일 외환위기 이후 기업지배구조 개선 및 경영투명성 제고를 위해 지난 2000년부터 도입된 사외이사제도가 도입당시 기대했던 효과를 충분히 거두지 못하고 있다며 상장법인·학계·연구소 등과 T/F를 구성해 개선방안을 마련, 오는 12월 중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금감원이 상장법인에 대한 설문조사 및 1403개사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이사회 안건에 대해 사외이사가 반대의견을 제시한 상장법인은 1403개사중 12개사에 불과했으며 수정의견을 제시한 경우도 28개사에 그쳤다.
대부분의 경우 이사회 안건에 전부 찬성표를 던진 셈.
이러한 결과는 사외이사의 활동에 대한 제약이 많다는 점도 한 몫 하고 있는데 사외이사 활동 지원을 위한 조직이 있는 법인은 전체의 31.8%에 불과했으며 사외이사에게 분기 1회이상 정기적으로 경영정보를 제공하고 법인도 43.6%로 절반에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사회 개최 1주일 이전에 회의자료 및 정보를 제공하는 법인이 45.8%에 달하며 이사회 당일날 부랴부랴 자료를 제공하는 사례도 10%에 달했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사외이사의 독립성 제고와 경영정보 제공 확대 및 교육확대를 위해 우선 사외이사후보를 공정하게 추천할 수 있는 독립적인 추천위원회 설치와 운영을 권장하고, 이사회 내 소위원회의 세부적인 활동내역도 공시토록 할 예정이다.
감사위원회, 후보추천위원회, 보상위원회 등을 설치하고 출석률 및 안건에 대한 찬반여부 등 세부적인 활동내역도 공시해야 한다는 것.
아울러 사외이사의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사외이사 보좌인력을 지정하고, 분기 1회 이상 정기적으로 회사의 중요한 경영정보를 제공하도록 하며 최소한 이사회 개최 1주일전에 관련자료를 제공토록 할 계획이다.
또한 무능력한 사외이사의 전문성 강화를 위해 상장회사협의회 등 외부기관에서 실시하는 사외이사 업무관련 행사에 적극 참여를 유도하고 상장협의 '사외이사직무수행규준'에 이를 반영하도록 할 방침이다.
특히 제도개선안의 실효성을 제고하기 위해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설치여부 ▲사외이사 소위원회 활동내역 ▲대내외 교육참여 현황 ▲지원조직 설치여부 등에 대해서는 반드시 사업보고서 등을 통해 공시하도록 할 계획이다.
기업의 사외이사는 현재 최대주주나 경영진의 추천을 받아 선임되고 있으며 금년 3월말 현재 상장법인의 사외이사는 총 2693명으로 1개사당 평균 1.92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