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 및 LNG의 비과세·저율과세는 '정상과세'로
재경부, "환경 관련 세제 전반적 검토"
네덜란드, 스웨덴 등의 북유럽국가들을 중심으로 1990년대 초부터 환경세를 도입·시행하고 있는 가운데, 지속가능발전의 기본 목표에 따라 우리나라도 환경 및 에너지관련 세제 강화·추진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특히 정부에서도 국제적인 환경규제 강화추세에 맞춰 우리나라의 환경 관련 세제를 전반적으로 검토한다는 방침이어서 이러한 방안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승래 한국조세연구원 전문연구위원은 28일 재정포럼 11월호의 '환경친화적 세제개편의 정책사례와 시사점'이라는 제하의 기고문을 통해 "중·장기적으로 기존의 에너지세제를 합리적으로 개편하고 온실가스 배출 감축을 목표로 하는 탄소세 도입 등의 관련 세제 개편의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김 연구위원은 "현행 '교통세(교통에너지환경세)'의 일몰이 완료되는 2009년 이후에는 이를 에너지제품에 대한 개별소비세(가령, '에너지소비세')로 전환해 보통세적 성격으로 재정비해 나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그는 "현재 석탄, LNG가 특정 정책적 필요에 따라 비과세·저율과세되고 있는 것을 소비왜곡으로 인한 문제 등을 줄이기 위해 점진적으로 정상과세로의 전환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그는 "국제유가 변동에 따라 단기적인 경기부양 목표나 기타 특정 요인에 의해 에너지나 교통관련 세제를 일정기간 완화하는 것은 일시적인 미봉책에 불과하다"며 "에너지의 시장기능과 외부성 교정기능에 충실하게 조세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해야 한다"고 밝혀 최근 유가급등에 따른 유류세 인하에 반대의 뜻을 나타냈다.
반면 우리나라의 환경세제에 대해서는 "대표적인 환경관련 세제로서 유류를 비롯한 각종 에너지제품에 부과되는 세금은 환경개선의 상위목표보다는 부차적 목표 수단으로 적용 활용돼 그 '환경세적' 기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우리나라는 향후 교토의정서의 2차 의무이행 대상국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매우 희박한 상황"이라며 "중·장기적으로 기존 에너지세제를 합리적으로 개편하고 온실가스 배출 감축을 목표로 탄소세 도입 등의 세제개편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밖에 그는 환경 및 에너지 세제를 시행중인 핀란드, 스웨덴, 네덜란드, 덴마크 등의 여러 유럽 선진국의 사례를 조사한 후, "환경세가 목적세가 아닌 보통세로 운용돼 환경 개선을 위한 투자에 활용되고 있다"며 "근로소득세, 법인세, 사회보장분담금 경감 등의 조치를 병행해 세부담 완화와 고용·투자 증대를 유인하는 이중배당 효과를 모색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우리나라도 유럽의 환경 친화적 세제개편처럼 소득세제 등 기타 세제의 조정과 연계하거나 관련 세수를 일반회계에 편입해 환경친화적·에너지절약적 산업구조 개편을 위한 기술개발이나 인력·자본투자의 재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환경관련 세제 강화로 인해 일부 국내산업의 국제경쟁력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단기적으로는 지원대책의 마련도 전략적으로 병행할 필요가 있다"며 "EITC(근로장려세제)의 경우와 유사하게 취약계층에 대한 에너지 관련 세부담 증가는 직접적 재정보조를 통해 적극 보완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권오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최근 간부회의에서 국제연합(UN)을 중심으로 한 기후·환경에 대한 규제강화 움직임과 관련, 선진국 제도를 벤치마킹해 환경 관련 세제를 전반적으로 검토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