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는 소비자가 심사청구한 약관조항을 심사하던 중 국제특송업이 국민의 실생활과 밀접한 업종인 점을 고려해 상위 3개사(DHL, FEDEX, EMS)의 손해배상 관련 약관조항을 직권 심사한 결과, DHL만 운송물 지연손해를 책임지지 않아 시정권고를 내리게 됐다.
FEDEX와 EMS의 경우 지연손해에 대한 보상규정을 운용하고 있으며, 소비자가 심사 청구한 조항은 손해배상금액을 미화 100불로 제한하는 조항이었지만 국제법 등에 비춰 부당하게 손해배상범위를 제한하는 것이 아니므로 무혐의 조치를 내렸다.
국제법에는 무게로 달아 측정하게 돼있어, 서류 등의 배송물은 측정이 어려운 관계로 업계에서 소비자 보호 차원으로 통산 100불 이내로 보상하는 규정을 추가로 만들어 시행하고 있다.
공정위에 따르면 DHL의 운송물 지연손해에 대해 책임지지 않는 조항은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약관법)' 위반에 해당되며, 이는 운송물의 연착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고 있는 상법(제135조) 및 국제항공운송에 관한 바르샤바조약(제19조) 등에 반하는 행위이다.
또한 공정위는 "고객의 통상적인 수인한도를 벗어난 지연에 대한 책임까지도 배제하는 것은 사업자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한 법률상의 책임을 배제하는 조항이자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이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공정위는 이번 조치로 "DHL의 국제특송을 이용하면서 운송물 지연에 따른 보상이 없는 것으로 판단해 손해배상 청구권의 행사를 포기함으로써 피해보상을 제대로 받지 못했던 소비자들의 권리 회복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고 기대했다.
한편 국제특급운송업체는 국가 간 발송물을 항공편과 직접 배달을 통해 일반 국제우편보다 빠르게 배달하는 업무를 수행하는 사업자로서 DHL, FEDEX(외국업체), EMS(우체국)가 상위 3개 사로 활약하고 있다.
특히 DHL은 업계 1위로서 약 34%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지난해 말 현재 운송지연 보상이 없는 약관을 사용해 계속적 이용계약을 체결한 건수는 약 9만2000건에 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