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3일 삼성그룹 비자금 문제와 관련해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고 행동을 고쳐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권 부총리는 이날 라디오 프로그램에 잇따라 출연해 "제도 개선에 맞게 과거 행동양식에 변화가 있어야 하는데, 이번 일을 계기로 행동양식의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 같이 밝혔다.
권 부총리는 이어 "외환위기 이후 기업의 지배구조, 수익성, 재무구조 등이 다 좋아졌는데 최근 비자금 사태를 보면 제도적 틀은 마련됐지만 실제 운영이 못 쫓아간 부분이 있다"며 "기업의 지배구조 측면에서 운영의 틀이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부총리는 기업 규제와 관련 "국내에서는 규제 개혁이 미흡하다고 하면서 출자총액제한제도와 수도권 규제 등 두 요인을 들고 있다"며 "그러나 출총제가 대기업이 투자하는데 장애로 작용하는 것은 없고, 수도권 규제도 상수원 보호를 제외하면 다 허용하고 있는 만큼 실질적 문제라기보다는 감성적 측면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제유가 상승과 관련해 "지금의 고유가는 수요가 촉발하는 것으로, 내년 2분기부터는 새로운 유전에서 생산되는 물량이 나와 유가가 내려가는 방향으로 움직일 것"이라며 "기타 농산물 가격의 상승은 우리 전체 수입의 1%가 안되므로 큰 어려움은 없고, 원자재가는 최근 조정으로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 경제전망과 관련해서는 "올해 우리경제는 5% 성장이 가능하다"며 "소비가 소득 증가에 기초해 호조를 보이는 등 기초체력이 탄탄하기 때문에 내년에도 잠재성장률 수준으로 우리 경제를 이끌어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최근 금융시장에 대해 "안전자산 선호 현상으로 원화가 약세로 반전됐는데 기업들에게 도움이 되고 있다"면서 "정부가 외환시장에 개입해서 원화 가치를 강세로 만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달러 확보를 위해 채권을 팔아 원화를 확보하다 보니 채권시장 금리가 올라가는데 이는 종래 투기적 수요로 채권을 샀던 금융기관들이 손절매하는 것"이라며 "이를 받아주는 것은 일종의 도덕적 해이(모럴 해저드)이므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