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민주신당은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에 대한 검찰의 중간 수사결과 발표 직후인 5일 오후 이 후보 주가조작 연루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신당은 6일 국회 법사위를 열어 특검법을 처리하고, 정기국회 회기가 오는 9일 종료되는 만큼 10일부터 임시국회를 소집해 본회의 처리를 시도한다는 방침이다.
'이명박 특검법'에는 민주노동당과 창조한국당이 적극 찬성하고 있으나, 한나라당이 강력히 반발하고 있어 국회 심의 과정에서 충돌이 예상되며, 대선 이후까지 이 문제를 둘러싼 논쟁이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윤호중 의원 등 신당 소속 의원 53명과 참주인연합 김선미 의원 등 총 54명의 의원이 발의한 법안의 명칭은 '한나라당 대통령후보 이명박의 주가조작 등 범죄혐의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이다.
수사대상에는 ▲이 후보가 관여한 의혹을 받고 있는 BBK 주가조작 등 증권거래법 위반 사건 ▲공금 횡령 등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 사건 ▲도곡동 땅 매각대금 및 (주)다스의 지분 96%인 시가 930억원 상당의 재산 누락신고 등 공직자윤리법 위반과 공직선거법상 허위재산신고 ▲검찰의 피의자 회유 협박 등 편파 왜곡 수사 및 축소발표 의혹과 그 배후에 관련된 의혹사건 등이 포함됐다.
법안은 "피의 사실이 분명한 이명박 후보에 대해 검찰이 단 한 차례의 소환수사나 김경준과의 대질신문도 없이 수사를 마무리하려 한다는 의혹과 검찰의 피의자 회유 협박 등 편파 왜곡 수사 및 축소발표 의혹이 제기됨에 따라 독립적 지위를 갖는 특검으로 하여금 중립적이고 공정한 수사를 통해 국민적 의혹을 불식하고자 한다"고 제안 이유를 밝혔다.
법안은 특검이 4인의 특검보와 40인 이내의 특별수사관을 임명할 수 있도록 하고, 임명된 날로부터 10일의 준비기간을 거쳐 20일 이내에 수사를 완료하되 1회에 한해 10일간 수사기간을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신당은 6일 소집될 법사위에 임채진 검찰총장의 출석을 요구하는 한편 특검법과 함께 고위 공직자비리 수사를 위한 공직비리수사처법의 처리도 추진하기로 했다고 유은혜 부대변인이 밝혔다.
민노당은 이날 전략회의를 갖고 "특검은 BBK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이 후보에게 쏠려있는 모든 의혹을 포괄하는 특검이어야 한다"고 밝혔고, 창조한국당도 특검이 반드시 도입돼야 한다는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범법자의 말을 믿고 이 후보를 음해한 정동영 후보가 오히려 사과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박형준 대변인은 구두논평을 통해 "황당한 가족(김경준씨 가족)에 국민들이 신물이 났는데 황당한 정당까지 등장해 국민들을 괴롭히고 있다"면서 "신당의 특검법 발의는 헌정질서를 파괴하고 자신들의 정치공작을 호도하려는 마지막 발악"이라고 비난했다.
박 대변인은 이어 "신당은 지금이라도 이성을 찾고 국민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이기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당과 무소속 이회창 후보측은 특검법에 대해서는 유보적인 태도를 취했다.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은 "우선 국회 법사위를 즉각 소집해 공정한 수사인지 철저한 추궁을 해야 한다"며 "특검이나 저항운동 등은 수사의 공정성을 판단한 이후 검토해 볼 일"이라고 밝혔고, 이회창 후보측 강삼재 전략기획팀장은 "원내 세력이 너무 적기 때문에 신당에서 추진하는 것을 보고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