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반도 문제 전문가들은 6일 아시아소사이어티와 코리아소사이어티 주최로 미국 뉴욕에서 열린 '한국과 이웃국가 및 지역안정'을 주제로 한 세미나에서 한국 대선이 개인 비리 의혹에 대한 비방이나 싸움 등으로 얼룩져 정책 대결은 실종됐다고 지적했다.
빅터 차 조지타운대 교수는 이날 토론에서 한국의 선거전이 정책 대결 등 '실질적인 내용'(substance)은 없고, 스캔들 등을 둘러싸고 서로 비방하고 싸우는 것이 전부가 되고 있다면서 "누가 되더라도 가장 '럭키한'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한국을 방문하고 돌아온 차 교수는 그 이유로 대선에서 정책 대결이 실종됐기 때문에 누가 집권을 해도 정책적인 부담이 없게 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스콧 스나이더 아시아재단 선임연구원도 한국의 대선전은 정책 대결 등의 실질적인 내용이 없다는 점에서 부정적인 면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서재정 존스홉킨스대 교수도 한국의 대선 정국이 금전과 섹스, 권력과 관련된 문제와 정치적인 합종연횡으로 점철됐을 뿐 정책적 논의는 전혀 없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대선 이슈가 정책이 아니라 개인적인 문제에 집중되는 이유는 민주주의가 발전을 하기는 했지만 심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대선 이후 대북 정책 전망과 관련해서는 보수정당이 집권을 하더라도 남북 화해와 북핵 문제 해결이라는 현재의 대북 정책은 큰 변화 없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찰스 암스트롱 컬럼비아대 교수는 "보수 정당이 집권하더라도 대북 정책은 약간의 차이는 있어도 지금과 마찬가지로 지속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재정 교수도 보수정당이 집권하면 초기에 좀 어려운 점이 발생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냉전시대로 되돌릴 수는 없기 때문에 잘 될 것이라고 남북 관계를 전망했다.
빅터 차 교수는 차기 정부가 남북 경제협력과 화해 정책을 부인하고 6자 회담을 통해서만 북핵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면 북핵 문제의 해결은 어려울 것이라면서 남북한 화해 과정과 6자회담이 잘 조화되도록 하는 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차 교수는 그러면서도 "북한의 비핵화 이전에 한반도 평화체제를 맺는 것은 '끔찍한 실수'가 될 것"이라고 지적하고 북한이 무기를 포기한뒤 국제사회에 들어오고 북미관계를 정상화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이 핵을 갖고도 정상적인 국가로 받아들여지기를 희망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차 교수는 북한의 핵 프로그램 신고 문제와 관련, 당사국들이 모두 수용할 수 있고, 고농축우라늄(HEU)을 포함한 완벽하고 정확한 핵 프로그램 신고가 이뤄져야 한다면서 핵 프로그램 신고에는 핵 확산 문제도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 지난 9월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문제가 된 시리아와 북한의 핵 협력 관련 의혹 문제 등도 해소돼야 한다는 점을 설명했다.
한편 스나이더 연구원은 "6자회담 당사국들이 북한과의 관계에서 자신들이 사용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북핵 문제 해결에 끌어모아야 한다"면서 미국의 관계정상화나 한국의 경제협력 등과 같이 북한을 압박할 수 있는 수단들을 각국이 양자 관계에서 자신들의 이익을 추구하는데 쓸 것이 아니라 북핵 문제 해결이 조화로운 결과를 낼 수 있도록 하는데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