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이 당선자는 민간기업의 CEO출신으로 '시장기능'을 중시하는 정책을 펴나갈 것으로 예상돼 건설시장을 활성화하는 규제완화 정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
집권 초기 1-2년은 부동산 시장의 민감성 등을 감안해 참여정부의 정책근간을 크게 흔들지 않겠지만 그 이후에는 이와 같은 정책기조에 따라 부동산 정책의 틀을 바꿀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 세제완화 될까 = 가장 먼저 예상되는 것이 부동산 세제개편이다. 참여정부는 2005년 8.31 대책을 통해 고가 주택에 대한 종합부동산세를 도입했고, 1가구 2주택 이상 보유자에게는 양도세를 중과하는 등 거래세와 보유세를 모두 강화했다.
하지만 이 당선자는 "한 사람이 장기적인 거주 목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1주택에 대해 중과세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생각한다"며 참여정부의 부동산 세제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밝히고 있어 세제에 일정부분 손질이 가해질 전망이다.
이 당선자는 공약집에서 '양도세는 부동산을 장기보유할수록 연분연승법(부동산 보유기간이 길수록 양도세율을 낮게 차등 적용하는 것)에 따라 누진적으로 인하하고, 장기보유 1가구 1주택자의 종부세 및 양도세 감면을 추진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이를 토대로 비춰볼 때 1주택 장기보유자의 양도세율을 인하하고, 종부세도 세율을 낮추거나 현재 공시가격 6억원 기준인 과세 대상을 9억원으로 올려 적용 대상을 줄일 가능성이 있다.
한나라당은 이와 관련해 1가구 1주택자 중 10년 이상 보유한 경우 종부세를 면제해주고, 종부세 부담 상한선을 현행 재산세와 종부세 합계의 300%에서 종부세의 150%로 낮추는 것 등을 골자로 한 종부세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해놓고 있다.
이 당선자는 또 등록세와 취득세를 통합하고, 재산 보유세 증가에 맞춰 세율을 인하하겠다고 밝혀 거래세 인하도 예상된다. 전문가들 역시 취.등록세 분리는 과거 잘못된 세제의 유산으로 통합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많아 이 내용은 이른 시일내 손질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1주택 초과 소유자에 대한 양도세와 재산세는 그대로 유지하거나 더욱 강화하겠다는 입장이어서 다주택자의 세금 부담은 줄지 않을 전망이다.
◇ 용적률 상향, 재건축 규제 풀리나 = 이 당선자의 주택 공급 정책은 '공급 확대를 통해 집값을 잡겠다'는 큰 틀은 참여정부와 비슷하다.
하지만 참여정부가 수도권 신도시 개발을 통한 공급 정책을 폈다면 이 당선자는 도심 재개발, 재건축을 통해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것이 다른 점이다.
이 당선자는 이를 위해 용적률을 10% 이상 상향 조정하는 방법으로 재개발, 재건축을 활성화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도심 재개발 활성화 정책은 서울시장 재임시절부터 '서울의 지역간 격차를 없애겠다'는 모토아래 추진해온 강북 뉴타운 사업과 궤를 같이 해 당장 실행에 옮길 공산이 크다.
현재 뉴타운 사업이 '재정비촉진지구'라는 큰 틀 아래 추진되고 있지만 사업추진이 더딘 점을 감안할 때 정부 지원폭을 늘리는 등의 지원책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 당선자는 또 광역시와 구도심 및 슬럼화 지역을 재정비해 중심상업지역에 주상복합아파트를 건설하되 중산층, 신혼부부, 실버대상 임대아파트 등을 일정 비율 이상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
강남지역 재건축 아파트 역시 토지이용 효율화 측면에서도 용적률을 풀어 공급 가구수를 늘릴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현재 용적률 문제로 사업이 정체돼 있는 개포 주공 등의 사업성이 개선될 전망이다.
하지만 재건축 임대주택 의무건립 등의 개발이익환수 제도는 쉽게 손대지 못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불로소득에 대한 국민적 반감이 큰데다 이 당선자도 용적률 완화에는 동의하지만 개발이익에 대해서는 철저히 환수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당분간 신도시를 추가로 개발할 가능성도 적어 보인다. 이 당선자는 "신도시.기업도시 등을 통해 풀려나가고 있는 100조원의 현금이 부동산 투기를 부추기고 있다"며 신도시 개발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 신혼부부 주택 공급, 청약제도 개편 = 이 당선자의 대표적인 공약중의 하나인 '신혼부부 보금자리 주택 공급'정책도 관심을 끈다.
이 당선자는 '신혼부부 주택마련 청약저축'을 새로 신설하고 매년 50만가구씩 공급되는 신규 주택 가운데 12만가구를 무주택 신혼부부에게 임대.분양 공급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공급 규모는 80㎡ 이하이며 월 5만-10만원을 불입해 첫 출산후 1년 이내 분양 또는 임대를 받게 된다.
하지만 이 주택 공급을 늘리기 위해서는 현행 국민임대주택이나 중대형 비축용 임대주택 등 기존 임대아파트 제도를 대폭 손질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나이.결혼유무.출산 가능성 등 공급 대상의 범주를 놓고 형평성 논란도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주택청약예금 제도도 바뀔 전망이다. 이 당선자는 주택의 희망 구입연도, 구입 희망 규모, 희망 지역 등을 명기한 주택청약제도를 시행하고, 주택공사 등은 청약예금 정보에 기초해 주택을 맞춤형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편한다는 방침이다.
◇ 분양가 상한제도 손댈까 = 분양가 상한제에 대해서 이 당선자는 개인 의견을 명확하게 밝힌 바가 없다.
다만 시장 경제론자인 이 당선자의 성향을 보더라도 인위적인 가격 규제에는 반대입장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공공부문을 제외하고 민간택지에 짓는 민영아파트에 대한 분양가 상한제는 폐지되거나 일부 손질될 가능성이 있다고 일부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현재 집값 안정의 원인중 하나가 분양가 상한제 덕분이고, 싼 집을 분양받으려는 무주택 서민들의 기대감이 큰 만큼 제도를 개편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민영 아파트의 분양원가 공개에 대해서는 2004년 2월 상암지구 SH공사 아파트의 분양원가 공개 당시 이 당선자가 "민간기업과 공기업간에는 원가구성 요소에 차이가 있고 특히 기업은 시장경제원리에서 본다면 반드시 공개해야 하는 건 아니다"며 공개적으로 반대입장을 표명한 바 있어 개선의 여지가 남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