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은 2만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추정되지만 원화 절상효과가 3분의 1을 기여하는 등 환율효과가 힘입은 바가 큰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6일 '올해 한국경제 회고와 새로운 출발'이라는 보고서에서 "올해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은 2만6달러로 추정된다"면서 "소득 2만달러 달성에 있어 실질소득, 물가, 환율 등 요소별 기여도를 보면 2001년 이후 원화 절상효과가 약 3분의 1인 2.8%포인트 기여하는 등 환율효과에 힘입은 바가 큰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우리나라는 1995년 국민소득 1만달러를 달성했으나 외환위기로 인해 1만달러 밑으로 떨어졌다가 2000년에 다시 진입하는 등 '마의 1만달러'시대를 감내해야 했기 때문에 1만달러 달성후 선진국(평균 9.2년)보다 훨씬 긴 12년 만에 국민소득 2만달러를 달성하게 됐다.
우리나라는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에 진입에는 성공했지만 아직도 1인당 국민소득이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국가 평균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데다 세계 순위도 1995년과 올해 모두 IMF 기준 35위에 불과해 정체국면이다.
연구소는 아울러 올해 우리 경제는 주가지수 2천 포인트, 시가총액 1천조원 시대를 개막했고,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높아져 은행권의 자금부족과 금리급등 사태를 경험했으며, 일반기계와 선박, 철강 등 전통주력산업의 수출이 호조를 보인 반면 IT업종은 과잉투자와 단가하락으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고 지적했다.
또 올해 부동산 가격은 안정됐지만 10월말 현재 미분양 주택이 10만1천채에 달하고 부도업체 수도 증가하는 등 주택가격을 잡기 위한 주택공시가격과 과표적용률의 상향조정, 세율 인상으로 인한 세부담 인상,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규제와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의 확대적용 등 일련의 정책 부작용과 건설업체들의 고분양가 전략고수와 지방시장 진출 등으로 주택시장은 위축됐다고 연구소는 평가했다.
연구소는 내년에는 세계경제가 저성장.저물가 시대로 진입하고,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도 지속되고 있다면서 엔캐리 트레이드 자금 청산으로 신흥 개도국에서 자금이탈이 가속화될 경우 글로벌 자산가격 하락도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내년 우리 경제의 경우 가계부채가 6월말 현재 699조1천억원으로 명목국민총소득의 80.2%에 달해 내수회복에 부담이 될 정도로 큰 데다, 주택경기 부진이 장기화될 경우 프로젝트 파이낸싱(PF)대출 부실문제가 저축은행권에서 시중은행권으로 확산되는 등 한국판 서브프라임 부실도 걱정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연구소는 내년 새롭게 출발하는 새 정부가 '한국경제의 재도약'에 성공하려면 근로소득세와 종합부동산세 등 조세와 준조세 부담을 완화해 소비여력을 확충하고 각종 규제와 인허가 등 기업활동을 위축시키는 제약요인을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또 신(新)성장동력 발굴을 지원해 기업투자를 유도하고 취약부문인 중소기업의 자생력을 강화하는데 주력해야 하며 미국경제 침체, 유가급등, 가계부채 등 각종 리스크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