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는 업무보고를 부처의 일방적인 보고형식이 아닌 이 당선자의 공약실천방향에 맞춘 보고를 받겠다고 천명한 바 있어 첫날 보고를 마친 교육인적자원부의 보고결과는 다른 부처에서도 관심이 뜨거웠던 것이 사실.
이에 따라 앞으로 있을 부처 업무보고에는 잔뜩 자세를 낮추고 새 정부의 코드에 맞춘, 이 당선자의 공약실천에 맞춘 내용이 더욱 중심에 설 전망이다.
그러나 이런 현상을 예상했는지 이미 각 부처별 기관장의 금년도 신년사에서도 새 정부의 정책방향에 맞춘 멘트들이 눈에 띄었다.
2일 소개된 국세청장의 신년사는 이 당선자의 공약 '축소판'이라고 할 만큼 코드를 맞춘 모양새다.
한상률 국세청장은 신년사에서 "친기업적 세정환경 조성을 위해 기업들이 세금에 대해 신경 쓰지 않고 경영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기존의 세무조사 운영방식 쇄신이 필요하다"며 "지방의 장기성실사업자에 대해서는 아예 세무조사를 면제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청장은 "지금 새로운 정부의 시대적 소명과 국민이 바라는 요구는 '경제 살리기'"라며 "경제활성화를 뒷받침하기 위해 '친기업적 세정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당선 이후 이명박 당선자가 줄기차게 강조해 온 '친기업'이라는 단어를 재차 사용하면서까지 기업을 위한 세정에 포인트를 맞춘 것.
특히 국세행정의 핵심이자 힘의 원천인 세무조사에 대해 파격적인 쇄신을 예고한 것은 이날 신년사의 백미로 꼽힌다.
또한 한 청장은 "외국인 투자 유치와 기업 활동에 걸림돌이 되면 안된다"며 "이전가격승인제도 활성화로 우리 현지기업과 외국계 기업 모두 경영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청장은 '친기업적' 세정환경조성과 함께 금년도에 역점을 둬야 할 두 번째 과제 역시 이 당선자의 공약에 초점을 맞췄다.
한 청장은 "'300만개 일자리 창출'을 지원해야 한다"며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생산적 중소기업, 차세대 성장동력산업 참여 중소기업 등에 대한 세무조사 유예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교육·환경 등 복지재정수요가 증가하지만 감세정책이 예상되기 때문에 "재정수입기반을 튼실하게 확충해야 한다"는 부분과 "예산절감을 위한 노력을 경주하라"는 문구는 새 정부의 정책에 따른 세수확충방안까지 고려한 모양새다. 이 당선자의 공약 축소판인 셈.
"세법질서 문란행위와 전쟁하는 각오로 임할 것"이라던 2006년 이주성 前국세청장의 신년사와 "국제거래이용 변칙적 국부유출 엄정 대응"을 핵심으로 한 2007년 전군표 前국세청장의 신년사와는 상당히 대조적이다.
국세청 수장의 신년사에서부터 배어나오는 새 정부 코드 맞추기는 오는 6일 치러질 국세청의 인수위 보고에서도 그대로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 한해 국세행정은 그야말로 '친기업적'인 세정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