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관 인수위 대변인은 3일 실시된 금감위 업무보고에서 "금감위는 ▲금융감독체제 및 중복규제 ▲신용회복 문제 ▲금산분리 완화 ▲서브프라임 모기지 관련의 4개 사안에 대해 보고하고 논의가 진행됐다"며 "금산분리 문제에 대해서는 금감위도 개선 보완이 필요하다고 보고했다"고 밝혔다.
현직 금융감독위원장인 김용덕 위원장이 작년 8월 취임할 때부터 금산분리 완화에 대해 부정정인 입장을 유지해 왔고, 금감위도 최근 이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재차 강조했으나 정작 인수위 업무보고에서는 입장을 뒤집은 것.
금감위는 다만 금산분리를 엄격히 적용하는 것은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지 않는다며 완화는 하되 산업자본에 대한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 감독정책을 보다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위 역시 금산분리 완화가 대기업을 위한 제도개선이라는 비난을 의식해 펀드나 컨소시엄을 통한 완화 방안임을 강조했다.
이 대변인은 "인수위는 금감위의 보고에 대해 산업자본에 대한 무조건적인 은행소유제한은 문제라고 지적하고 컨소시엄이나 펀드 등을 통해 산업자본도 은행을 소유할 수 있도록 개선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고 말했다.
특히 "이명박 당선인도 후보시절 금산분리 완화가 대기업 참여를 보장한 것은 아니라고 밝힌 바 있다"며 "예를 들어 여러 중소기업이 합쳐져서 컨소시엄을 형성하거나 다양한 형태의 펀드를 통한 은행소유방안들이 모색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금산분리 완화에 대한 금감위와 인수위간의 공감대는 형성됐으나 문제의 근본이 은행법이나 금융산업 구조에 관한 법률 등 법개정에 달려 있어 이 문제는 오는 7일 진행될 재정경제부의 인수위 업무보고에서 본격적으로 논의될 전망이다.
이날 금감위의 업무보고는 오전 9시부터 약 2시간 30분동안 진행됐으며 금산분리 문제 외에도 신용회복, 서브프라임 모기지 등의 논의도 이어졌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에 대해서 금감위는 국내에 관련 금융규모가 크지 않고 은행들의 수익규모로 볼 때 큰 영향이 없다고 보고했으나 인수위는 통계나 수치상으로 안이하게 판단하지 말고 철저히 분석해 대응하라고 주문했다.
새정부의 가장 큰 금융관심사 중의 하나인 신용회복 문제에 대해서는 신용등급이 낮아 제1금융권의 대출을 받기 어려운 사람들에 대해 대출을 해줄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으로 의견이 모아졌으며 신용회복에 참여하는 기관으로는 은행권은 물론 외국계 금융기관도 포함될 전망이다.
장수만 전문위원은 "앞으로 신용회복기금이 만들어지면 주최기관에서 신고를 받게 될 것"이라며 "신고가 시작돼야만 신용회복에 포함되는 정확한 대상자 규모가 가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명박 당선자의 공약중 하나인 인터넷 뱅크 설립은 금감위에서도 여건이 되면 적극적으로 검토하자는 반응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